리오프닝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홍콩 증시가 부진하면서 국내 항셍 지수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 상품들이 일제히 하락세다. 증권가는 예상보다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소비경기 회복이 더디면서 낙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 새 국내 ETF 상품 중 하락률 1위는 Hang Seng China H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31.83%)로 집계됐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는 -22.18% 하락하면서 하락률 2위로 파악됐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 당국이 방역 정책을 완화에 따른 중국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홍콩 항셍지수가 상승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ETN 시장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1개월간 ETN 상품 하락률 1위는 HSTECH Futures 2X Leveraged Index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31.80%)로 집계됐다. 이어 KB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28.39%)가 하락률 2위로 파악됐다.
반대로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들은 일제히 급등했다. KB 인버스 2X 항셍테크 선물 ETN은 최근 한달 새 45.45% 상승하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은 36.93% 오르면서 상승률 2위를 나타냈다.
올해 초만 해도 상승하며 기대를 모았던 홍콩 항셍지수가 최근 하락한 탓이다. 지난 2월 13일 홍콩 항셍지수는 2만1164.42에서 지난 3월 10일 1만9319.92로 8.7% 가량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에선 예상과 달리 중국의 소비 시장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박수현 KB 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의 경우 약 40%가 플랫폼, 26%가 금융이기 때문에, 소비, 부동산에 따른 경기 전망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홍콩은 정부가 전인대에서 유일하게 강조했던 데이터 경제 관련 밸류체인 비중이 본토 대비 월등히 낮고, 부동산 디벨로퍼의 비중도 4%를 차지해, 부동산 정책 부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홍콩시장은 3월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기 때문에 시장이 계속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위안화(RMB) 추세와 기업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RMB가 안정화된다면 홍콩시장의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