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4일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 크런치 모드 방지를 위한 IT(정보통신) 노동자 간담회'에서 "판교 오징어잡이 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나쁜 환경을 개선하지는 못할망정 전 부문을 장시간 노동 현장으로 만들려는 퇴행적 조치다. 안 그래도 대한민국의 산업재해 사고율도 가장 높은 수준인데,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 대다수 삶이 악화하지 않게, 장기적으로는 대선에서 말씀드린 주 4.5일제 도입을 오히려 추진하는 계획을 수립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 종사자들의 우려를 들은 이 대표는 "단순노동이라면 채찍을 들고 빨리하라며 노동시간을 늘리면 생산성이 늘어나지만 정신노동을 하는 창의적인 영역에서 노동시간을 늘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식으로 과연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겠느냐"며 "장시간 노동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라고 공감했다.
'근로시간 기록'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소개되자 "빨리 논의해야겠다. 저도 관심을 두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세상은 바뀌는데 새로운 길을 내야 할 지도자, 혹은 정치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옛날 오솔길로 돌아간다"며 "120시간 이야기를 할 때도 있던 것 아니냐. 계산해보니 잘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더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대표는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자유가 유행인데 자유라는 것은 힘의 균형이 맞을 때 가능하다"며 "힘의 균형이 깨졌을 때 형식적 자유를 허용하면 약탈을 허용하는 것이다. 밀림의 법칙이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이 대표는 "하지 말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재검토 지시는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노동시간 단축 논쟁으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