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지켜보던 투자자 ‘공포’ 올 것이 왔다...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

입력 2023-03-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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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긴급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블랙먼데이’는 없었으나 우리 시장은 ‘블랙 튜스데이’를 맞으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정책당국과 연준의 빠른 대처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망하면서도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이 폐쇄되는 등 제2의 SVB 사태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오후 2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19포인트(2.21%) 내린 2357.41에, 코스닥은 25.71포인트(3.26%) 하락한 763.18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개인은 나홀로 5000억 원대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블랙먼데이를 예상했지만 미국 정부가 SVB 고객 예금을 전액 보호한다는 발표를 내놓는 등 금융위기 차단에 총력을 다하면서 오히려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3일(현지시간) 시그니처은행에서 하루에만 100억 달러(약 13조 원) 넘는 예금 인출이 일어나 결국 은행이 폐쇄되는 등 SVB 파산 사태로 촉발한 사건들이 추가로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공포로 돌아섰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 2001년 뉴욕 주에서 설립됐으며 2018년 가상화폐 산업에 적극적으로 발을 담그면서 사세를 급속히 확장했다. 이에 기존 은행들보다 위험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 9일 가상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청산과 SVB 사태의 공포에 결국 뱅크런의 타깃이 됐다.

한편,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7.82% 급등한 26.75를 기록했다. 장중 30.8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S&P500 지수 등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지만 은행주의 변동성은 대폭 확대됐다. JP모건체이스(-1.80%), 뱅크오브아메리카(BoA·-5.81%), 씨티그룹(-7.45%), 웰스파고(-7.13%) 등 초대형 은행들도 하락세가 거셌고, 제2의 SVB로 의심받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61.83%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제2의 SVB 사태 발생 가능성이 남아있어 당분간은 변동성이 극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리스크의 실물 경제 전이 가능성이 금리 인하 전망으로 연결되는 점은 부정적 신호”라면서 “미 정부의 예금 전액 보증 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 악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도 “미국 증시가 SVB 사태에 대한 미 정부 당국의 발표에도 약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 "특히 채권시장에서 패닉 바이(BUY)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간 고금리 체제가 이어질 것이며, 이럴 경우 추가적인 은행 파산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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