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K콘텐츠 최강자”…네이버·카카오, 경쟁 or 통합 만지작

입력 2023-03-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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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모든 분야에서 경쟁 관계인 카카오와 네이버는 수년간 각축전을 벌여왔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웹툰·웹소설 점유율을 두고 맞대결했고, 콘텐츠 분야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해왔다. 국내 시장에서는 포털, 지도, 클라우드, 간편결제 등 겹치지 않는 산업 분야를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이들 IT 라이벌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양사는 오래전부터 엔터산업 진입에 공들여왔는데, 사업 로드맵이 수립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엔터 콘텐츠 IP 풍성…카카오연합 vs 네이버연합

IT가 가미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카카오·SM 연합 대 네이버·하이브·YG 연합 대결로 압축됐다. 이들은 글로벌 K팝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등 공통된 부분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경쟁 관계를 피할 수 없다. 특히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IP 역량을 결합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진영 중 협업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한 곳은 네이버연합이다. 네이버는 2021년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에 4119억 원을 투자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에는 YG에 1000억 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오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SM을 품으며 글로벌 진출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K팝 IP를 확보하게 됐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SM을 잡고 싶었던 것은, 그만큼 엔터사업에서 IP의 경쟁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SM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DNA를 카카오의 기술력과 결합해 새로운 플랫폼 생태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첫 격전지는 ‘팬 플랫폼’…경쟁 or 통합 카드 만지작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하는 대신 카카오와 협업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K팝을 대표하는 ‘팬 플랫폼’ 등을 위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는 ‘팬 플랫폼’ 분야에서 우선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K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이 커지면서 카카오와 네이버, SM과 하이브 간의 얽히고설킨 플랫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는 하이브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는 ‘위버스’ 플랫폼이 있다. 월간 이용자만 840만 명이 넘는 이 플랫폼을 통해 BTS 등 하이브의 소속 아티스트들은 온라인 중계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트리밍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에 매각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SM을 업은 카카오에는 ‘버블’이 있다. SM의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올해 초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던 ‘유니버스’까지 확보하며 경쟁에 맞설 원동력을 확보했다. 유니버스를 품은 버블 위버스와 2파전에 나서게 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경쟁 관계에 있지만, 카카오와 하이브가 협력한다면 위버스에 SM소속 아티스트가 입점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위버스 가입자는 5400만 명, 버블 구독자는 200만 명으로 격차가 크다. 위버스가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팬 플랫폼 통합이 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까지 위버스에 입성한다면 한 플랫폼에서 BTS·블랙핑크·에스파·아이유를 한꺼번에 만나는 것도 가능해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와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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