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디지털 성과 정량화, 본부별 경쟁 통해 시너지 효과
신한은행이 본부별 디지털 역량을 정량화한다. 디지털 성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검증하는 것은 금융권 최초다. 전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DT) 과제의 실질적 달성 여부를 점수로 측정,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부서별 경쟁을 유발해 DT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7월부터 본부별 디지털 성과를 정량화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디지털 역량을 수치화하는 것은 금융권에서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17일 해당 시스템 구축을 위한 ‘DT 대시보드 플랫폼(이하 플랫폼)’개발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사업자 선정은 27일이다. 선정된 업체는 5개월 내 플랫폼 개발을 마무리한다.
플랫폼 개발 사업은 전행 △DT 추진 사항 관리 △이행 DT 성과 관리 △본부부서별 DT 역량지수 측정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본부별로 현재까지 DT 활동들을 취합해 계량화한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부서별 디지털과 관련된 성과 등을 수집했다. 시스템 구축 후에는 실시간으로 역량지수 측정 항목들의 데이터 주기적 자동 업데이트 및 점수화할 계획이다. 측정한 디지털 성과를 시각화해 부임원부터 부서장, 직원들까지 전부 공유해 선의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DT 역량지수를 활용해 DT에 대한 전사적 관심과 참여 증대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이번 시스템 구축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진 내정자는 행장 시절부터 강조했던 내용이 ‘업무성과의 데이터화’였다. 그는 사석에서 “실시간으로 업무성과를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면 업무의 능률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뿐만 아니라 평가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언급해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부별 평가 목적보단 본부별 선정한 DT과제에 대한 관리업무 경감을 돕고 효율화해 속도감 있는 DT과제 추진을 돕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부터는 시스템을 구축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부서를 강화하고 신규 임원을 선임해 DT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사업을 추진하는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그룹과 오픈 이노베이션그룹으로 확대 재편해 핵심역량 DT추진과 제휴를 통한 외부 확장을 추진한다. 올해 신설한 오픈 이노베이션그룹은 KT, 더존비즈온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실질적 디지털 전환과 성과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디지털전략사업그룹장과 ICT그룹장에 임수한 부행장과 황인하 부행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임 부행장은 다년간의 디지털 사업 경력을 통해 미래디지털사업을 발굴하고 신기술을 통한 DT 가속화에 주도적인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황 부행장은 IT개발, 운영, 글로벌 전반에 직무 경험 및 전문성을 보유했고 ‘뉴 쏠’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물이다.
디지털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일부터 미래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세 자릿수 규모의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채용 전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