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의대신입 5144명 중 3984명 'N수'
최근 4년간 전국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약 4명 중 3은 재수 등을 거친 이른바 'N수생'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0∼2023학년도 정시로 선발된 전국 의대 신입생 5144명 가운데 77.5%인 3984명이 N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의대 신입생 선발 결과 자료를 받은 뒤 정책연구단체 '교육랩 공공장'에 분석을 의뢰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분석 결과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중 고3 재학생은 1096명으로 21.3%를 차지했고, N수생 중에선 재수생은 2171명(42.2%)으로 확인됐다. 3수생은 1123명(21.8%), 4수 이상은 690명(1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위주인 정시에서 N수생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 정시 합격자 중에는 지역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2023학년도부터 지방대 의학 계열은 전체 입학 인원 중 최소 40%(강원·제주는 20%)를 지역 인재로 선발하게 돼 있지만 전국 의대 정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인 55.8%가 서울·경기 출신으로 정시에서는 여전히 서울·대도시 학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시 합격자의 고등학교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이 36.7%, 경기가 19.1%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 고3 재학생 비율이 전국 대비 16.7%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 수 대비 2.2배가 의대에 진학한 셈이다.
서울, 경기 다음으로는 전북(7.3%), 부산(7.0%), 대구(6.9%) 순으로 합격자가 많았지만 N수생·대도시 강세에 밀려 고3 출신 의대 정시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한 지역도 있었다. 2023학년도의 경우 인천, 충북 출신 고3 가운데 의대 정시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 의원은 "정시 의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은 사교육이 완비된 학군이 있는 대도시와 전국 단위 자사고가 있는 지역"이라고 꼬집으며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가 과연 공정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인재들이 오로지 의대만을 희망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특단의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