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선거 기간 정당이나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인쇄물 살포를 전면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내년 5월 말까지 개정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A 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인 법 조항의 효력을 곧바로 없애면 발생한 혼선을 고려해 시한을 두고 법을 개정하도록 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내년 5월 말을 대체입법 시한으로 정했다.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따르면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광고·벽보·사진·문서·인쇄물·녹화 테이프 등을 배부·살포·상영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할 뿐 아니라, 후보자보다 선거운동의 허용 영역이 상대적으로 좁은 일반 유권자에 대해선 더욱 광범위하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 날까지 장기간 인쇄물 살포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것은 애초의 입법 취지를 벗어나 선거와 관련한 국민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상시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선거 180일 이내에 정당이나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던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