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역경제보고서' 발표
한국은행은 27일 '지역경제보고서(2023년 3월)'를 통해 1분기 지역경제 현황을 분석했다.
한은은 전국을 △수도권 △동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대구ㆍ경북) △강원권 △제주권 등 7개 권역으로 나눈 뒤 생산, 수요 및 고용 동향 등을 토대로 전분기 대비 경기 상황을 종합 판단했다.
1분기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 부진 등으로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앞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여타 주요국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대부분 권역에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고물가 지속 등으로 소비심리 개선이 지연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이후는 소비여력 제한 등으로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재화소비가 부진했으나 서비스 소비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향후 민간소비는 가계의 실질구매력 둔화 및 원리금 상환부담 등으로 1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일부 친환경ㆍ신사업 관련 투자가 이어졌으나 제조용 장비 반입 감소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줄었다. 앞으로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의 업황 부진으로 인한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전환 투자가 이어지면서 1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투자는 일부 지역 착공면적 감소로 민간부문이 줄어든 데다 공공부문 SOC 예산집행도 감소하면서 전분기대비 소폭 줄었다. 향후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 SOC예산 감소 등으로 1분기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일평균)은 자동차, 이차전지 등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IT업종 부진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둔화, IT 경기 위축 등으로 수출은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모든 권역에서 오름폭이 축소됐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의 상승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주택매매가격은 높은 대출금리,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모든 권역에서 하락했으나 수도권에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향후 지역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1분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물가 상승세 둔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국내외 금융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은은 최근 개발한 지역경기상황지수(RECI)를 통해 지역 경기변동 분석 및 대내외 충격의 지역 경제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 권역의 순환변동치는 2019년 1분기~4분기에 정점에 도달한 뒤 코로나 직후 경기가 급락해 2020년 2분기 저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제주권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동남권, 대경권, 충청권, 강원권, 호남권이 뒤를 이었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충격이 컸던 지역은 울산, 제주, 경남 및 부산지역 순으로 나타났다. 울산 및 경남지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제주 및 부산지역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밖에 경북지진, 군산 GM공장 폐쇄, 광주 아파트 붕괴 등 큰 충격이 발생한 경우, 연간 지역소득(GRDP) 지표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경기 영향을 RECI로는 보다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두 차례(2016년 9월, 2017년 11월)의 지진으로 음식숙박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GRDP는 2016년 연간으로는 오히려 증가했고 2017년도에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북지역 분기별 음식숙박업 RECI를 보면 2016년 4분기와 2017년 4분기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지진 발생이 경북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을 포착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