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개선 전까지 살아나기 힘들어"
아파트의 대체제 뿐만 아니라 든든한 투자처로 인기를 누리던 오피스텔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거래는 절벽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시장에서는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오피스텔이 다시 관심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SK리더스뷰 전용면적 139.63㎡은 지난달 21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작년 3월 같은 면적이 24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 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강남구 개포동 대청타워 32.44㎡ 역시 지난 달 2억 원에 팔렸는데 작년 10월과 7월만 하더라도 각각 2억 650만 원, 2억 28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처럼 오피스텔 시장도 전반적으로 가격 하락은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2억 1717만 원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지난달 2억 1304만 원까지 내려왔다.
10월 입주를 앞둔 구로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68A(전용 29㎡)의 분양권은 현재 3억 4942만 원(11층)으로 분양가보다 3000만 원이나 내렸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부동산원 건축물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6% 감소한 것으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오피스텔은 전 정부에서 아파트 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당시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계약금만 있어도 당첨되면 전매를 통해 웃돈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침체된 데다 최근 아파트 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되면서 강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처로 각광을 받은 것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지만 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 역시 이탈하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3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7대1를 기록한 반면, 오피스텔 4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대1에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거래가 수월하다는 점 등 때문에 투자처로 주목받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침체와 아파트 관련 규제 완화,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냉각기에 들어갔다"며 "오피스텔 매입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나 효용 등을 생각하면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역시 힘을 얻고 있다.
권 팀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고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오피스텔 시장 활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