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한미동맹 복원, 한일관계 개선 해 학교 돌아갈 여건 돼"
김일범ㆍ이문희 비서관 사퇴 이은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 교체
대통령실 "尹 만류했지만 金 여러 차례 바람 피력해 고심 끝 수용"
국빈방문 블랙핑크·레이디가가 공연 美제안 보고 누락 계기 분석도
남은 김태효·박진·권영세 교체설도…金갈등에 총선 출마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사퇴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은혜 용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청사 브리핑에 나서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키로 했다”며 “대통령은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 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해 북미국장과 북핵단장, 의전장, 호주대사를 거쳐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며 “이어 청와대 안보실 1차장과 외교부 1차관에 이어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후 주미대사로 재임 중”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내정에 따른 주미대사 공석은 조만간 후임을 선정하고 미국 백악관에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동의)을 요청한다는 설명이다. 조 신임 실장은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 회의를 마친 뒤 예정대로 미국으로 돌아가 인수인계를 마친 뒤 안보실장 업무에 들어간다.
김 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 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제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생각한다.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 ‘경질설’은 최근 지속돼온 바 있다.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10일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자진사퇴한 데 이어 최근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교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물갈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내달 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하며 이뤄지는 한미정상회담, 5월에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일정이 예정돼있는 만큼 외교·안보라인을 쇄신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뚜렷하게 김 실장 사퇴 배경을 밝히진 않았다. 김 실장 본인이 여러 차례 윤 대통령에 사의를 전했다는 설명만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은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안 되길 바라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 윤 대통령은 만류했지만 본인이 거듭 바람을 피력해 고심 끝에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달 윤 대통령 국빈방문 일정 조율 문제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 때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 추진을 미 측에서 제안했는데 이에 대한 보고가 누락된 바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이 물러나면서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 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 장관 교체설도 떠오르고 있다. 김 차장은 김 실장과 업무 스타일 차이로 부딪혀왔던 것으로 전해졌고, 박·권 장관은 내년 4월 총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