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실험용 경수로' 거의 완성…작동 상태로 전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을 늘릴 것을 주문한 가운데, 영변 핵 시설에서 강한 활동이 포착됐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3일과 17일 찍힌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ELWR)가 거의 완성돼 작동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는 활동이 발견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가 작동하고 있으며, 경수로 근처에 새로운 건물 건설이 시작됐음을 시사하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원자로의 냉각 시스템에서 물이 방출된 것이 감지됐으며, 영변의 우라늄 농축 공장(UEP)의 역량을 확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설도 시작됐다고 알렸다. 38노스는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확대하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하면서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 부문에서 핵무기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당중앙의 구상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무기급핵물질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데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38노스는 지난달 17일 찍힌 위성사진에서 실험용 경수로 인근에 가로 42m 세로 15m로 측정되는 새로운 건물의 토대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올해 2월 착공한 이 건물은 최저층이 약 20개의 방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위치상으로 이 건물은 원자로 작동에 필요한 직원들의 거처나 연구 또는 엔지니어링 공간을 제공하는 등 행정적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일 사진에서는 실험용 경수로 펌프실에서 약 75m 떨어진 곳에서 인근 구룡강으로 물이 방출된 것이 관찰됐다. 실험용 경수로 주변에서 방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원자로 내부에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38노스는 짚었다. 38노스는 이번 방류는 실험용 경수로의 냉각장치 시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실험용 경수로가 작동 준비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가 2021년 7월부터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자로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 건물에서 새로운 건설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당분간 사용 후 핵연료를 시설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한 조처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밖에 우라늄 농축공장남쪽 단지에서는 지난 1년간 산화우라늄(UO2)-사불화 우라늄(UF4) 변환 건물을 중심으로 건설, 개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38노스는 지난해 7월 이 건물 지붕의 큰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이 관찰됐는데, 처음에는 건물 해체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지난해 12월 새 지붕이 추가된 것으로 미뤄 건물 개조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일 사진에서는 합금 금속 작업실 옆에 새로 건설 중인 단층 지원 건물에 지붕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 확인됐다. 과거 5MW 원자로 연료를 위한 연료 피복제 생산에 쓰인 이 건물이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UO2-UF4 변환 건물 남쪽 지역에는 3개의 건물이 건설 중이다. 각각 가로 42m 세로 15m, 가로 15m 세로 12m, 가로 30m 세로 14m로 측정되는 이 세 건물은 행정 또는 기술적 목적의 사무실 등으로 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지난달 13일에는 특수철도차량 3대가 핵시설 주변에서 포착됐는데, 같은 달 17일 이 중 2대가 출발한 뒤에도 이례적으로 1대는 21일까지 계속 남겨둬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고 38노스는 전했다. 이 매체는 특수철도차량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이 최근 북한 핵무기 개발 지원시설로 지목한 북한 자강도의 화학물질 생산단지 만포운하공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