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차관 벳쇼 참석·관람, 교육업체 30여 곳과 간담회
정부가 국내 교육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기관 조달시스템인 학교장터(S2B)에 ‘에듀테크’ 항목을 신설하기로 했다. 사회부처가 기업 지원까지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2023)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에듀테크 기업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 등 기업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장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교육기관이 기자재 등을 구입하는 전자조달시스템 ‘학교장터(S2B)’에 에듀테크 부문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교사가 에듀테크 제품과 서비스를 쉽게 구매하도록 해 건강한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장 차관은 “교사는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에듀테크를 쉽게 구매하고, 기업은 경쟁을 통해 양질의 기술을 개발해 공급하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학교장터에 에듀테크 카테고리를 별도로 신설하고, 에듀테크 구매시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에듀테크 소프트랩의 실증 프로그램을 기능개선형, 교육활용형으로 나눠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차관은 “우수 에듀테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적극 강화하고, 기업 어려움 해소를 위해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육업체들은 정부가 지금의 공교육 정보에 대한 활용 장벽 등 접근성을 낮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사기업이 공교육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면 한다”며 “데이터가 유통되고 많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열린다면 인재들이 교육시장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인순 천재교육 전무도 “교육부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사기업만의 (데이터) 풀로는 진단·학습·평가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력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들 수준별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다. 평가원 데이터에 저희도 접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교사들의 에듀테크 참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호건 이러닝학회장은 “교원 연수도 중요하지만, 교사를 편하게 해야 에듀테크 상품이 잘 나온다”며 “선생님들의 에듀테크 창업 활성화도 고려해 선생님이 자유롭게 활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상용 글로브포인트 대표는 “해외 오면 교사들이 에듀테크 제품을 보고 매우 많은 피드백을 준다. 국내에서도 학교 교사가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는 과정이 만들어지고, 교사가 제품을 시범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교육부에서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수능,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데이터가 축적되면 에듀테크에 엄청난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도 ”사교육과 공교육의 이분법적 벽이 있고 사교육 기술이 공교육으로 들어오는 데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있지만 원칙을 확고히 가져가며 극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