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익 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첫 공판에서 자신의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최우향 씨와 이한성 씨에 대해 "이들은 제 지휘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제게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김 씨는 "우선 이 자리에 앉아서 재판을 받게 된 점에 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최 씨와 이 씨는 제 지휘 아래에 있는 분들이고, 회사의 경영을 위해서 (그런 행위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의 행위는 저의 직ㆍ간접적 지휘 아래에 있기 때문에 저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판에서 성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 여러 가지 부분에 의혹을 사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잘 설명하겠다"면서 "재판부가 어떤 결정 내려도 잘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씨와 이 씨는 2021년 11월부터 1년간 245억 원을 수표로 인출해 숨긴 혐의로 올해 1월 구속 기소됐다. 최 씨는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으로 화천대유의 이사를 맡은 김 씨의 측근이며, 이 씨는 김 씨와 대학 동문으로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최 씨는 2021년 10월 김 씨가 화천대유 계좌에서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30억 원을 다시 대여금 형식으로 넘겨받아 숨긴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와 이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은닉 자금에 대해 "김만배의 생명줄"이라는 표현의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8일 검찰은 김 씨를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은닉‧인멸 교사 혐의, 농지법 위반죄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 범죄수익 390억 원을 수표 발행이나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해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고 제3자 계좌 송금 방식 등으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는다.
또한, 2021년 9월 인테리어 업자 김모 씨로 하여금 대장동 사건의 주요 증거가 저장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친 뒤 불태우게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에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 뒤 집행에 대비해 동창 박모 씨에게 142억 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대여금고, 직원 차량 등에 은닉한 혐의(증거은닉 교사)도 받는다.
2021년 7~10월경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에 대비해 농업경영에 이용할 의사 없이 자신과 부인 명의로 농지를 매입하고, 시세차익 등 부동산 투기를 위해 소유할 목적으로 영농경력 등을 허위로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농지법 위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