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 모델, 시작가 100~450만 원 인상
1분기 판매량도 늘어…가격·물량 둘다 잡아
카플레이션(차량 가격 인상) 둔화 기조에도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 단가를 높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수익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각각 올해 1분기 매출액 34조8235억 원·21조7754억 원, 영업익 2조5649억 원·2조100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현대차는 매출액 14.9%와 영업익 32.9% 상승을, 기아는 매출액 18.6%와 영업익 30.7% 상승이 기대되는 셈이다.
양사가 고수익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높아진 차량 가격 때문이다. 최근 신차 할인이 많아지는 등 카플레이션이 다소 완화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신차 가격 인상분 대비 할인폭이 적어 사실상 현대차·기아의 판매 단가는 높아졌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쏟아낸 부분변경, 완전변경 모델은 적게는 약 10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 출시된 모델의 가격 인상분을 살펴보면 판매 시작가 기준 아반떼 94만 원, 코나 393만 원(이상 현대차), 제네시스 G90 450만 원 등 적게는 약 10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 이상 차량 가격이 올랐다. 기아의 경우 상위 트림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8500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신차 EV9을 출시한다.
현대차·기아가 이처럼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최근 완성차 업체 수익성이 판매 물량보다 수익성 높은 차종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수익성에 더해 엔트리급·세단 모델의 가격 인상이 더해지면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양사의 차량 평균 판매 단가(ASP)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3개년만 보더라도 국내 기준 현대차 승용 모델의 ASP는 2020년 4182만 원에서 2022년 5031만 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기아의 레저용차(RV) 역시 3626만 원에서 4355만 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판매 단가 상승에 더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완화하며 판매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 내수 기준 판매 대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현대차가 25.6%, 기아가 16.8% 늘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이후로는 물량보다 가격 상승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수익성의 구조적 상승으로 귀결될 전망”이라며 “신차 출시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초과 수요 국면이 이어지며 실적 호조가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