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현장 시멘트·레미콘 수급 차질 문제에 관해 “관계부처 및 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당장의 공급난을 타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6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건설현장을 방문해 시멘트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산업통산자원부, 서울시, 시멘트협회 등 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여했다.
원 장관은 “시멘트업체에는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서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협조할 것을, 공사 현장에는 공정 관리 및 안전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방문한 건설현장은 레미콘 수급에 차질이 생겨 공사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지하 1층 합벽구간 콘크리트 타설이 예정됐는데 레미콘 공급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달 10일로 잠정 연기됐다”며 “이에 따라 공사 일정도 중단됐다. 10일마저도 타설 도중에 공급이 끊길 수 있다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당 현장처럼 최근 수도권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시멘트·레미콘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시멘트·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인해 공사를 중단하거나 일정이 지연된 현장은 98곳으로, 전체 154곳 중 63.6%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건설현장 10곳 중 6곳에서 공사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구체적으로 공공 공사 현장 전체 42곳 중 중단된 곳은 21곳, 지연된 곳은 17곳으로 집계됐다. 시멘트가 정상적으로 공급된 곳은 4곳에 그쳤다. 민간 공사 현장 전체 112곳 중 중단된 곳은 50곳, 지연된 곳은 10곳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멘트 공급량은 늘었는데 수요가 더 늘면서 부족 현상이 생겼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추정 생산량은 1061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수요가 1066만 톤으로 더 크게 증가(8%)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와 시멘트업계는 설비 가동률을 최대한 유지하고, 수출 시기도 조정해 추가 시멘트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리스크가 있지만 일단 급한 대로 수출 물량까지 내수로 전환해서 물량을 조절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다음 주부터는 성수기 수준의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원 장관은 “시멘트와 레미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