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최대 월간 감소폭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도
2월 세계 반도체 시장이 14년 만에 최악의 한달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판매는 2월 전년 대비 20% 급감한 약 397억 달러(약 52조3682억 원)를 기록했다. 월별 판매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그만큼 반도체 업계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공급 대란 이후 늘어날 재고를 털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본이 2월 전년 대비 1.2% 늘어난 39억 달러를 기록해 유일하게 이 기간 매출이 증가한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반면 중국은 2월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4.2% 감소한 10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역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으나 매출액 기준으로는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은 전년 대비 14.8% 감소한 9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성적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 반도체 공급부족이 갑자기 공급 과잉으로 전환됐던 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2개월 사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8% 떨어지긴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21.3% 올랐다. 벤치마크인 S&P500지수가 최근 12개월 새 8.4% 떨어졌고, 올해 들어 6.9% 오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반도체 업황이 마냥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존 노이퍼 SIA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2월 세계 반도체 판매가 계속 둔화해 전년 대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월별 감소세를 보였다”면서도 “단기적인 시장 순환 주기나 거시 경제적 역풍 요소로 매출이 급격히 냉각됐지만, 최종 상품 시장 단계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AI 처리능력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선보이면서 향후 1년 새 AI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