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100억 달러·중국 160억 달러 유입
고금리·경기침체 우려로 미국시장 매력 떨어져
미국 펀드매니저들이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해 미국증시의 10년 상승세가 끝난 이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EPFR 데이터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 달러(약 45조 원) 자금을 빼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유럽 주식형 펀드에는 100억 달러 자금이 순유입됐다. 중국 주식형 펀드는 약 160억 달러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신흥시장에 유입된 34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증시는 세계 최대 규모다. S&P500지수에 속한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34조 달러에 이른다. 반면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 시총은 약 11조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거시경제적 요인과 시장 구조의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전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가 고금리와 경기침체 불안 여파로 주춤했다. 유럽은 고금리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금융서비스와 원자재 종목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여기에 지난겨울이 예상보다 따뜻해 투자자들이 걱정했던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8% 상승했다. S&P500지수는 6.9% 올랐다.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낸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콜로니그룹의 프랭크 브로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다시 투자할 만한 곳이라고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츠는 최근 “다가오는 신용 경색과 은행의 위험 회피 성향,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과 함께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미국 주식에 대해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