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이어 1분기도 부진…IT 수요 감소 탓
아이폰 출시, 중국 리오프닝에 하반기 기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삼성전자 등 전자업계가 1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면서 부품 업계 역시 업황 한파를 피해가기 힘들 전망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1분기 13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68% 하락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LG이노텍 영업이익 역시 58% 감소한 1527억 원을 거두는 데 그칠 전망이다.
양사는 지난해 4분기에도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전년 4분기보다 68% 줄어든 1012억 원을, LG이노텍은 60.4% 하락한 1700억 원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부품 업계 실적 감소가 이어지면서 한파가 장기화하고 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부품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IT 산업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또 고객사가 재고 조정을 지속하며 주문량을 줄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하반기 업황 개선에 따라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를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는 삼성전기의 경우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기의 MLCC 사업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은 4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중국 톈진에 있는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사업에 힘을 실어줬었다.
고무적인 것은 삼성전기의 MLCC 재고가 1년 6개월 만에 정상 수준인 40일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재고량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리오프닝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향후 고객사의 주문도 크게 늘어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전장용 MLCC 비중이 20%대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그동안 부진했던 이유는 스마트폰과 PC 등 세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IT세트 주요 제조국인 중국이 리오프닝되고 있어 수요개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둔 LG이노텍도 실적을 이끄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아이폰 출시 일정에 따라 하반기에 반등하는 실적 흐름을 보인다. 올해도 하반기 ‘아이폰 15 시리즈’의 출시에 따라 수요 회복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아이폰 수요가 몰리면 지난해보다 강한 하반기 실적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권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고객사 제품 출시 영향에 따라 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애플리케이션(AR, VR) 다변화에 따른 매출 포트폴리오 확대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