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케어 업계 양강인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의 매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업계 선두 자리를 세라젬에 빼앗긴 바디프랜드는 실적 반등을 위해 가성비 제품과 리퍼를 앞세운 판매 방식까지 도입하고 있다. 세라젬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경쟁을 감안해 올해 해외시장 성장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라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5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역대 최대 매출이다. 세라젬은 지난해에도 6670억 원의 매출로 전년(약 3000억 원) 대비 두 배 넘는 성장을 보였다.
그 사이 헬스케어 가전업계 1위 기업이었던 바디프랜드는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2020년 5550억 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2021년 5910억 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5220억 원으로 줄었다. 세라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줄면서 두 기업간 매출 격차는 2000억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헬스케어 가전업계 선두 자리 역시 세라젬에 빼앗겼다.
바디프랜드의 실적이 악화한 데에는 안마의자 제품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안마의자 시장에는 쿠쿠와 코웨이 등 렌탈업체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열돼 있다. 대부분 기존 대비 크기가 작고 가성비를 앞세운 안마의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뒤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대외적인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바디프랜드가 내홍을 치르는 사이 후발 경쟁업체들이 기술 개발과 마케팅 강화로 선두 업체를 압박한 셈이다.
실제 세라젬은 지난해 성장 요인을 체험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가동한 점을 꼽고 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라젬은 5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2% 감소했고, 바디프랜드는 685억 원에서 241억 원으로 감소폭이 무려 65%에 달했다. 세라젬 측은 이와 관련해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증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하반기 소비심리 위축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바디프랜드는 실적 반등을 위해 최근 리퍼 제품에 대한 공식 인증제를 시작했다. 리퍼는 구매자가 반품한 정상 제품 및 고장 등으로 회수한 제품을 수리해 정품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제품을 말한다. 정가대비 절반 가격으로 제품을 할인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가 더 쉽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는 제품 라인업이 넓은 만큼 리퍼 제품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부터는 가성비가 좋은 제품에 대한 판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제라플러스를 비롯해 레그넘, 캐슬, 팬텀2 코어 안마의자 등이 포함된다. 바디프랜드는 200만~300만 원대의 가성비 안마의자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세라젬은 매출 규모는 증가세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업계 간 출혈 경쟁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미국 내 라인업 확대와 영업망 강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세라젬의 미국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67.5%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기존처럼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한 체험 마케팅을 유지한다. 세라젬은 또 내년까지 총 1000억 원을 투입해 기술·제품 고도화에 나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