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도 주목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전 세계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롭게 임상 1상에 진입한 ADC 수가 57개에 달하는 등 신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ADC(antibody-drug conjugate)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이 ‘링커(linker)’라는 연결 물질로 결합된 바이오의약품을 뜻한다. 항체가 특정 세포를 표적 삼아 유도탄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항암 효과는 강력하고 정상조직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연구센터에 따르면, 2019~2022년 8개의 ADC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2022년 57개의 새로운 ADC가 임상 1상에 진입했다. 또한, ADC를 평가하기 위한 249개의 임상시험이 지난해 새롭게 시작되는 등 ADC 연구개발(R&D)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ADC사업화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었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런스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ADC를 포함한 차세대 치료제로의 영역 확장 방향을 공개하기도 했다. 생산 목표 시점은 2024년 1분기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일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Samsung Life Science Fund)’를 통해 스위스 바이오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 AG, 아라리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아라리스의 시리즈A 투자에 앞선 것으로, 삼성이 전략적 투자자로 단독 참여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금은 향후 ADC 후보물질 추가 개발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해외에서 ADC 기술을 도입한 곳도 있다. 종근당은 올해 2월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Synaffix B.V)와 ADC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ADC 플랫폼 3종(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플랫폼 기술은 항체에 정확한 숫자의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접합시키는 위치특이적 결합방법(site-specific conjugation)을 구현해 기존에 발굴한 항체를 변형 없이 ADC로 적용할 수 있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BMS사로부터 인수를 완료한 미국 시러큐스공장을 ADC 위탁생산 센터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 하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총액 1조6000억 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도 ADC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0월 ADC플랫폼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계약을 체결하며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피놋-ADC(PINOT-ADC)' 활용 권리를 확보했다. 이어 셀트리온은 올해 초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의 지분을 직접 투자 및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참여하는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펀드(이하 신성장펀드)를 통해 추가 확보했다.
정부도 ADC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ADCaptain 프로젝트 통해 ADC 개발 기업을 지원한다. 2024년까지 기술분야별로 3개 과제를 선정해 총 24억 원을 지원한다. ADC 치료제는 종양 관련 항원을 결합하는 항체, 연결링커 및 세포독성 페이로드의 세 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돼 있는데, 국내에서 한 기업이 모든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만큼 각 분야별로 기업을 선정해 하나의 팀 형태로 신약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ADC 시장은 당분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DC시장은 2022년 약 59억 달러(약 7조8192억 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26년에는 약 130억 달러(약 17조2289억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