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자금경색 해소 국면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높은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만기가 긴 유동화증권의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나자 발행 시장이 얼어붙는 순상환 상태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A1등급)이 신용보강하고, 선천제이차가 발행한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는 연 9.50% 금리에 이달 6일 유통됐다. PF ABCP 시장의 순상환 기조는 지난 2월 둘째 주부터 9주 연속 나타나고 있다.
순상환은 만기액이 발행액을 넘어섰다는 것으로 기업들이 새로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보다 기존에 발행한 대출을 상환한 규모가 더 많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지난 주 ABCP 시장은 만기액 4조9141억 원에도, 발행 물량은 1조8837억 원에 그쳐 총 3조303억 원이 순상환됐다. 이는 지난 1월 20일(1조7294억 원) 이후 최저 발행액이다.
PF ABSTB(A1)의 유통금리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PF 유동화증권 유통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7.53%로 고점을 기록한 뒤 올해 2월(연 5.20%)까지 내림세를 이어왔으나, 지난달 연 5.23%로 소폭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9월(연 3.83%) 대비 아직도 약 140bp 높은 상태다.
유통이 성사되더라도 평소보다 2~3배 높은 수준의 금리로 매각이 이뤄지다보니 시장에서는 차환만기 물량을 상환으로 대응하고 있다. 등급 별로 보면 A1 등급이 5조1875 억 원이 발행된 가운데 7조3085억 원이 상환돼 2 조1210억 원의 순상환이 이뤄졌고 , A2+등급에서는 9237억 원이 발행됐지만 만기액이 웃돌면서 1조176억 원이 상환됐다.
무엇보다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유동화증권의 발행 비중은 높지만, 건설사 신용보강 비중은 낮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사업 단계별로 증권사는 착공 이후 단계의 PF의 비중이 높은 반면, 건설사는 착공 이전 단계 PF의 비중이 높아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건설사 신용보강 유동화증권 중 착공 이후 PF는 만기 상환 등으로 상환되며 감소하고 있지만,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착공전 단계 PF는 만기 연장을 통해 발행액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기 나이스신용평가 SF본부실장은 “결국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부동산 분양시장이 활성화 돼야 만기연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단기간내 PF 유동화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PF 유동화시장은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전까지는 기존 사업 관련 만기 연장을 위한 차환발행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