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존 윅’(2015), ‘존 윅- 리로드’(2017), ‘존 윅 3: 파라벨룸’(2019)으로 연이어 공개된 시리즈는 ‘서사는 간단하게, 액션은 독보적으로’라는 정신 아래 강력한 액션 팬덤을 양성했다. 갈수록 진화하는 액션신 덕분에 국내에서도 13만, 28만, 100만 명으로 개봉할 때마다 관객 수가 늘어났다. 첫 편의 흥행 이후 대개 쇠락하는 영화 시리즈 경향상 '존 윅'처럼 뒤로 갈수록 흥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존 윅’ 시리즈는 스턴트맨 출신이자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워쇼스키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스턴트 코디네이터로 활약한 그는 카체이싱, 바이크체이싱 등 액션장르의 기본기는 물론이고, 주짓수와 총격 기술을 뒤섞어 근·원거리 공격을 모두 가능케 하는 독특한 기술과 총탄을 막아내는 방탄수트 등의 독특한 장치를 고안했다. ‘존 윅 4’에서는 쌍절곤도 주 무기로 등장한다. ‘미션 임파서블’ 시절 이미 동양 무술 시퀀스를 소화한 키아누 리브스는 전문적인 자태로 쌍절곤을 휘두른다.
견자단이 새롭게 출연한다는 점도 흥미진진하다. 존 윅과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낸 맹인킬러 케인 역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엽문’ 시리즈로 할리우드에서까지 이름을 날린 동양 대표의 액션 배우인 견자단은 시야 확보용 지팡이를 살상 무기로 활용하고, 음식점에서나 쓸 법한 ‘띵동벨’을 사물에 부착해 상대 움직임을 간파해 처지하는 등 개성 넘치는 액션을 매끄럽게 소화한다. 동작 특유의 절도와 리듬감에 홀연히 빠져든다. 오사카 본부를 지키는 사무라이의 딸 아키라(리나 사와야마)가 거구의 서양 조직원을 기술과 속도로 제압하는 시퀀스 역시 화려함 그 자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던 시리즈는 '존 윅 4'에 들어 처음으로 일본, 독일, 프랑스 등 해외로 발을 넓혔다. 일본 오사카는 극 중 최초의 대규모 액션 시퀀스가 전개되는 곳이다.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 지배인으로 등장하는 코지(사나다 히로유키)는 친구 존 윅을 지키기 위해 사무라이 의복을 갖춰 입고 고풍스러운 신사를 배경으로 액션 무대에 오른다. 장검을 들고 뒤따르는 휘하의 무사들에게서 동양 무술 특유의 일사불란함과 정교함, 결기 등이 도드라진다.
압권은 프랑스 분량이다. 파리의 유명 관광지를 특색있는 지형물로 활용한다. 개선문 앞 회전구간에 멈춰선 존 윅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돌진하는 차량 사이로 강인한 맨몸 액션을 펼친다. 차와 인간의 복잡한 동선을 설계한 치밀함에 감탄할 정도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으로 올라가는 222개 계단에서 벌어지는 사투, 시지프스의 형벌을 연상시킬 정도로 가혹한 이후의 반복 전개는 그야말로 티켓값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감정적 이입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북미에서는 지난달 22일 R등급(17세 미만 보호자동반 관람가)으로 개봉해 누적 매출 1억4000만 달러를 넘기며 크게 흥행했다. 국내에도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모두 좋은 만큼 직전 작품 '존 윅 3: 파라벨룸'이 기록한 100만 관객을 넘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13일 배급사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한상욱 대표는 “'존 윅 4'가 미국에서 시리즈 최고 성적을 거둔 만큼 국내에서도 '존 윅 3' 당시보다 훨씬 큰 흥행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독일, 프랑스 도시가 안기는 시각적 매력 또한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