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5개월 새 리퍼 상품 매출 4배 상승
롯데하이마트, 전시·중고 제품 판매
소비심리 위축…고물가 이어지자 리퍼 수요 급증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리퍼비시(리퍼)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합리적인 가성비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리퍼 상품과 소비기한 임박상품 등을 모아 놓은 ‘리퍼임박마켓’을 상시 전문관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리퍼임박마켓을 리뉴얼한지 5개월만이다.
리퍼 상품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리퍼 상품은 전시 또는 반품 제품, 외관 흠집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판매가 어려운 상품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리퍼·임박 상품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매 소비자 역시 5배 늘었다.
티몬은 이번 리퍼임박마켓을 상시 전문관으로 전환해 리퍼 가전은 물론,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에 이르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350여개 상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알뜰 쇼핑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11번가도 이달 초 리퍼 제품 전문관인 ‘리퍼블리’를 론칭했다. 11번가는 리퍼블리를 통해 노트북, PC 등 디지털 제품, TV 등 가전제품, 리빙, 건강, 취미·레저, 도서 등의 상품을 판매한다. 특히 뉴퍼마켓, 리씽크 등 국내 리퍼 전문몰과 힘을 합친다. 이들을 활용해 철저한 품질 검수, AS 등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올해 연말까지 리퍼 판매자를 오픈 초기 기준 약 170개보다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품 연동이 마무리되면 약 1500종 리퍼 상품을 보유하게 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전시상품 또는 중고 상품 거래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운영 중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했던 상품도 판매한다. 현재 1만2000여 개의 상품이 등록된 가운데 8000여 개의 상품이 판매됐다.
신세계그룹의 벤처 캐피탈사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투자를 했고 현대백화점은 미아점과 신촌점에 중고 제품 전용 매장을 열었다.
유통업계가 리퍼 제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건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가성비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 지수를 살펴보면 올해 2분기의 지수는 73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99) 대비 낮은 수준이다. 소매유통업경기전망 지수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고금리에 부채상환이 늘고 대출은 어려워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먹거리 등 생활 물가 수준이 높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는 게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마자 리퍼 상품 수요가 꾸준하게 계속 오르는 추세였다”면서 “수입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왕이면 저렴한 제품을, 조금 흠결이 있더라도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상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