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랑 글씨로 ‘돈 봉투’라고 적은 봉투를 들고 나와 “저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청년들을 대표해 이 돈 봉투를 찢겠다”고 말한 뒤 찢어발기는 모습을 보였다.
장 최고위원은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돈 봉투,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형님, 나도 주세요’하는 돈 봉투, 구린내 나는 구태 문화 돈 봉투”라며 “젊을 때는 새천년 NHK에서 도우미 불러서 놀고, 나이 들어서는 돈 봉투 돌리는 86 운동권은 이제 그만 정치에서 영원히 퇴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에게 엄중히 촉구한다. 송영길 전 대표와 돈 봉투 의원들을 즉각 출당시켜 민주당의 돈 봉투 문화를 찢어달라”고 촉구했다.
또 전날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이 300만 원 욕심낼 이유가 없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장 최고위원은 “방금 제가 찢은 돈 봉투에는 300만 원이 담겨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됐다. 청년들의 한 달 월급보다 많은 돈, 한 가족이 한 달은 생활하고도 남는 돈”이라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전세 사기 피해자 청년은 2만 원이 없어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대체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대단한 기득권이기에 300만 원 돈 봉투를 우습게 여기는 것인가”라며 “적어도 청년 정치인들은 이렇게 썩은 돈 봉투 문화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연일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 연계론을 부각하며 압박을 가세하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는 통화로 서로 말을 맞추고 진실 은폐 모의라도 했느냐”며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 무슨 말을 했고 도대체 송 전 대표는 언제 오는지 특히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와 흥정이 있었던 거 아닌지 국민들의 의문을 즉각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심송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송영길의 마음)이라고 하는데 송영길 쩐당대회에 이심(이재명의 의중)이 있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즉각 귀국을 지시하라. 민주당 차원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하라”고 강조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민주당 ‘쩐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과 관련해 송 대표가 알고 있었고 스스로 돈 뿌렸다고 의심할 수 있는 녹음파일이 나왔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간신히 당선될 수 있었다”면서 “쩐당대회 계기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심송심 용어 판친거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표가 송 전 대표가 다섯 번이나 당선된 인천 지역구를 접수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종착점을 송 전 대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선캠프에 꽂아 넣은 스폰서 패밀리가 정녕 이 한 명이 전부인가.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친명계가 앞다퉈 이 돈 봉투 금액이 별거 아니라는 식의 망언을 쏟아내고 민주당 도덕성을 스스로 짓밟는 기이한 행동을 이어가는 것도 돈 봉투 파문이 결국 이 대표까지 얽혀서 사전 차단 나선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고보조금을 엄청나게 받는 정당이 당직을 스폰 대가로 거래하는 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이 대표가 못하면 이 대표를 향한 의구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와 송 전 대표의 연결고리를 제기하는 것은 너무 나간 얘기라며 일축했다. 20일 이상민 의원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근거도 없이 이재명 대표가 지금 대응을 잘하냐, 못하느냐의 문제와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연루됐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연루됐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 ‘이심송심’ 하면서 엮는 것 또한 국민의힘도 한심하다. 줄곧 이재명 대표 사퇴를 주장했지만 그 문제와는 별개로 돈 봉투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대표로 있는 한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자신의 사법적 리스크 때문에 칼날을 잘 휘두르지 못한다는 분석이 있는데 그건 이재명 대표로서도 억울한 부분 아닌가. 당 대표에 있는 한 본인의 흠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본인이 해야 할 직무가 있다면 칼날처럼 해내야한다”며 “문제가 생겼는데 이 문제를 그냥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행태를 보이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귀국 일정을 묻는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국 시각으로 오후 11시 파리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