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전셋값…서울 2년 만에 4.5억 밑으로

입력 2023-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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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구하려면 가격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밀집 구역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셋값도 내리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주택의 평균 전세가는 1년 만에 12%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2년여 만에 평균 전셋값이 4억5000만 원 밑으로 내려왔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이전보다 가격을 낮춰 세입자를 구하려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KB부동산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 주택 전세 평균가격은 지난해 4월 2억8613만 원에서 지난달 2억5267만 원으로 11.7% 하락했다. 전국 주택 전세 평균가격은 지난해 9월까지는 오름세를 타면서 2억8860만 원까지 올랐다가 미끄러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4억465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9.3% 하락했다. 서울 전세 평균이 4억5000만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4억4976만 원) 이후 처음이다. 강북은 4억594만 원에서 3억9433만 원으로 2.9%, 강남은 5억7638만 원에서 4억9753만 원으로 13.7% 내려왔다. 수도권과 6개 광역시는 지난달 평균 전셋값이 3억3330만 원, 1억9498만 원으로 각각 11.4%, 8.1% 떨어졌다.

아파트의 전셋값은 전체 주택 평균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작년 4월 3억4041만 원에서 지난달 2억8925만 원으로 15% 내렸다. 서울은 6억7570만 원에서 5억7432만 원으로 15% 떨어졌다. 강북은 5억5864만 원에서 4억8891만 원, 강남은 7억8307만 원에서 6억5173만 원으로 각각 12.5%, 16.8% 하락했다. 수도권은 17%, 6개 광역시는 13.7% 내린 3억8819만 원, 2억3249만 원을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세입자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 위해 전셋값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라며 "서울 강남 지역의 하락률이 두드러진 것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컸다는 점과 절대적인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 수요가 위축됐다는 점,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았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전·월세 갱신 계약 중 감액 계약 비율은 25%를 기록했다. 국토부가 관련 자료를 공개한 2021년 이후 최고치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31%로 가장 높았다.

최근에도 경기도 수원과 하남, 서울은 용산과 서초를 비롯해 상당 지역에서 작게는 최고가보다 5억~6억 원, 많으면 10억 원 이상 하락한 전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신규 입주 물량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전셋값 하락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사철도 지나 풍부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고 전셋값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하는 세입자들도 많아 가격 하향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같은 단지 내에서도 가격이 하락한 전세를 찾아 이동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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