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아시아계 조롱한 이탈리아 대학생들의 최후

입력 2023-04-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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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한 무리의 여성 승객들이 아시아계 승객을 조롱하고 웃는 장면. (출처=코리에레 델라 세라 트위터 캡처)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한 무리의 여성 승객들이 아시아계 승객들을 조롱하고 웃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비판이 잇따르자 이들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3개 대학들은 성명을 내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넥스트샤크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계 미국인 영화감독인 마누어 유세프는 16일 이탈리아 코모호수에서 출발해 밀라노로 향하는 열차를 탔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유세프는 중국계 미국인 남자친구와 그의 중국인 어머니, 그의 백인 아버지와 함께였는데 대각선 방향 맞은편에 앉은 여성 승객 3명이 자신들을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이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자 유세프는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는 24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해당 장면을 올렸다. 유세프는 영상 앞부분에 ‘내 아시안 남자친구와 그의 어머니에게 인종차별적 행위를 하는 이탈리아 소녀들’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영상 속 이들은 유세프 쪽을 쳐다보며 이탈리아어로 농담을 주고받고 웃음을 터뜨렸다. 재채기를 하는 척 손을 입으로 막고 “니하오”라고 여러 차례 말하는가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소지품을 챙기면서도 유세프 쪽을 쳐다보며 크게 웃는 등 조롱을 이어갔다.

유세프는 영상 속 설명에서 “우리 맞은편에 앉아있던 이 소녀들이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웃고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것을 봤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낮잠을 잤는데 내가 낮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도 그들의 행동이 지속됐다.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고 그들은 ‘아니, 아무 문제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후 그들은 ‘니하오’라고 말하기 시작했고 우리를 비웃고 조롱하면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굴었다. 이 영상은 그들이 가장 조용했을 때 촬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살면서 이렇게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이 없고 남자친구도 같은 말을 했다. 미국에도 인종 문제가 있지만 유럽은 그보다 20년이나 뒤쳐져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 소녀들을 찾아내 부끄러운 일임을 알려주길 바란다. 정말 역겹고 비인간적인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틱톡에선 1920만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이 여성들의 신상털기에 나섰고, 이들 3명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소속 대학을 찾아내 대학 측에 이를 고발했다. 3개 대학은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와 차별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대학 측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학생들은 응당한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들 대학생 3명 중 1명은 유세프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하고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유세프는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에는 중국인에게 ‘니하오’라고 외치거나 갈색 피부의 사람을 원숭이라고 부르거나 외국인을 협박하고 조롱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란다. 당신은 개인적인 평판을 망쳤고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가의 평판을 망쳤다. 우리 여행도 망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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