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에 날개단 보험사…금융지주사 인수전 속도내나

입력 2023-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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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부채의 시가평가가 시행되자 보험사들의 수익 개선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지주사 내에 보험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보험사 매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지주사의 순위를 바꾼 건 보험 부문이었다. KB손해보험 덕분에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을 정도다. KB손해보험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7%나 증가한 25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와의 올해 첫 리딩금융 쟁탈전에서 희비를 가른 곳은 보험 자회사 실적”이라며 “은행 금융지주들이 금리 등 대내외 요인으로 수익을 내는 데 벽에 부딪히면서 보험이나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의 역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환경 속에서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보험사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간 IFRS17에 따른 보험업의 지각변동이 예정돼있어 주시만 해왔지만 새 제도 시행 이후 보험사의 첫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현재 보험사 매물 시장은 포화 상태다. 공개 매각이 진행 중인 KDB생명과 MG손해보험은 물론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이 잠재 매물로 꼽힌다.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우리금융은 현재 자본확충 우려가 적은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사는 IFRS17로 인한 자본규제 변동 영향을 지켜본 뒤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우량 보험사 중심으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대형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에 비해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의 규모가 작고 온라인 영업에만 특화돼 있어, 오프라인 영업망을 갖춘 손보사들을 인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완성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신창재 회장은 최근 “지난해 일부 손보사(MG손해보험)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가격 문제 등으로 포기했다”며 “(손보업계 진출도) 아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계열사로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두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소형사라 추가로 보험사를 인수해 덩치를 불려야 한다는 주장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다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만으로 실제 업황을 가늠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IFRS17 적용 방식이 달라 당분간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금융지주는 가격이 저렴한 소형 보험사보다 가격은 비싸도 우량한 기업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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