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체 매각 어려울 듯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지역 중소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가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이 파산 이후 가까스로 누그러졌던 은행 위기 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팩웨스트가 재정고문과 함께 은행분리, 매각 또는 자본 조달 등을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입찰 절차는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NN은 “‘전략적 옵션 검토’는 월가에서는 ‘지원 요청’, ‘도와달라’는 의미로 통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전략적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발표한 이후 파산했고, 이후 JP모건이 대부분의 자산을 인수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팩웨스트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이어 네 번째 미국 지역 은행 파산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팩웨스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규모 53위 중소은행으로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443억 달러(약 58조7400억 원)에 달한다. LA를 중심으로 약 7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SVB 파산 이후 팩웨스트도 대량의 무보험 예금, 기술 커뮤니티와 유대 관계 등 SVB의 사업 모델과 유사한 게 많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팩웨스트도 예금 유출을 겪었는데, 지난달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분기에만 5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가 총 예금 282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량 예금 유출 이후 미국 투자회사인 아틀라스SP파트너스가 14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주고, 금융당국도 연방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지만 은행에 대한 불안감은 이어졌다.
문제는 팩웨스트 은행 전체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팩웨스트가 커뮤니티 은행과 일부 상업 및 소비자 대출 사업으로 구성된 터라 잠재적 인수자가 많지 않아 전체 매각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수자는 팩웨스트의 일부 대출에 대한 잠재적인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매각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팩웨스트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8% 폭락했다. 이미 전날에도 28% 하락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월 초 이후 85% 증발해 7억7200만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팩웨스트의 주가 급락으로 웨스턴얼라이언스를 포함한 다른 지역 중소은행들도 시간외 거래에서 30% 가까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