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타 종교 지도자 참석해 주요 역할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대관식을 통해 ‘찰스 3세 국왕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수도인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커밀라 파커 볼스 왕비와 함께 대관식에 임한다.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따라 지난해 9월 즉위한 지 약 8개월 만에 찰스 3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대관식은 국왕이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널리 선포하는 의미로 1000년 이상 이어진 역사적 행사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군주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70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 때보다 간소하고 다양성을 중시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찰스 3세 부부는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마차를 타고 간다. 갈 때는 1831년부터 사용된 전통 황금 마차를, 올 때는 2012년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신형 마차를 탈 예정이다.
찰스 3세 국왕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한 뒤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을 법에 따라 통치할 것을 맹세한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축복하면서 그에게 왕관을 수여한다.
대관식은 10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 행사이지만, 최근 영국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해리 왕자 부부의 폭로 속에서 왕실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18~24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는 군주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2%로 공화제 지지 응답(38%)을 밑돌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는 과거 대비 최대한 간소하게 진행된다. 대관식 참석자는 약 2200여 명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버킹엄궁과 웨스트민스터사원을 오가는 경로도 대폭 단축했다. 대관식이 물가 급등 속에서 세금으로 치르는 만큼 경비를 절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이번 대관식에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 지도자 참석한다. 흑인 여성인 상원의원 밸러리 아모스 남작이 잉글랜드 가터훈장 수훈자 대표로 대관식에서 웰비 대주교를 대행한다. ‘레갈리아’라고 불리는 대관식 물품을 전달하는 데에는 비기독교인 다른 종교 성직자들이 참여한다.
한편 찰스3세 국왕은 대관식을 하루 앞둔 5일 버킹엄궁 앞에 깜짝 등장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