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3.3㎡당 '2000만 원' 돌파…규제 완화에 분양가 '쑥"

입력 2023-05-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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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분양경기 침체에도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000만 원을 돌파했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1521만 원 대비 11.7%, 2017년의 1161만 원 대비 46.3% 각각 오른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으로 축소되면서 고분양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던 '고분양가 관리지역'도 연초 대규모 규제지역 해제에 따라 강남 3구와 용산구로 축소돼 이들 4곳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분양가 책정에 제약이 없다.

이에 올해 수도권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평균 1934만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774만 원보다 9%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아파트도 지난해 3.3㎡당 평균 1371만 원에서 올해 1476만 원으로 7.7% 올랐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무주택 가구의 인기가 높은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가팔랐다. 올해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49만 원을 기록하며 2000만 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938만 원 대비 21.2%, 2017년 1198만 원보다는 96.1% 급등한 것이다.

특히 경기 아파트의 전용 60㎡ 이하 분양가가 지난해 1817만 원에서 올해 2545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지난달 24일 모집공고를 냈던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아파트는 전용면적 49.8㎡ B형의 기준층 분양가가 5억4440만∼5억9550만 원으로 책정됐다. 3.3㎡당 2630만∼2880만 원에 달한다.

부산의 60㎡ 이하도 지난해 3.3㎡당 1697만 원에서 올해 2053만 원으로 뛰었다. 3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 59.9㎡ B형은 분양가가 최저 5억8200만 원부터 최고 8억1800만 원으로, 3.3㎡당 분양가가 2240만∼3149만 원이다.

소형 평형의 인기가 높은데,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고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5.78대 1로 지난해(7.49대 1)보다 낮아졌지만, 전용 60㎡ 이하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7.21대 1에서 올해 8.24대 1로 높아졌다. 이는 올해 전 면적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에 비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약 3만4000가구 중 전용 60㎡ 이하의 분양물량은 6371가구로 전체의 18.8%에 그쳤다. 전용 60∼85㎡ 이하는 가장 많은 2만2226가구로 65.5%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분양경기 침체로 미분양 증가 위험이 커진 가운데 분양가 상승이 분양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젊은 층의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5월부터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최근 주춤하던 미분양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며 "분양가가 낮고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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