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본격적으로 정책 당사자들과의 현장 소통에 나서면서 교육개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윤석열 정부 1년간 주요 정책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모습과는 달라 교육계 기대가 크다.
교육개혁은 사실상 이주호 부총리 겸 장관이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올해가 원년이다.
먼저 영유아와 초등학생에 대해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추진과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안착이 핵심이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대학에 대한 정원 규제를 풀고 교육부 평가를 폐지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기조가 명확해졌다.
모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이슈들이 많은 만큼 정책 당사자 등 현장과의 소통이 주요 과제로 남겨졌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듯 최근 이주호 부총리는 매달 한 번씩 문자로 교육 정책 당사자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다”며 “10여년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서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 여러분과 소통했던 ‘필통톡’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필수품인 필통에서 이름을 딴 필통톡은 ‘필통(必通)’에 ‘톡(Talk)’을 더한 것으로, ‘반드시 소통한다’는 의미다.
이 부총리는 첫 번째 교육부 장관이었던 2012년 전국 학교를 돌며 현장 목소리를 듣는 필통톡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필통톡 시즌2’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교육개혁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모습은 그간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현장이 반발하면 뒤늦게 기조 등을 선회하는 ‘오락가락’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 2월 8일 등록금 동결·인하 기조를 브리핑에서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도 컸다. 앞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지난해 6월 대교협 세미나에서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정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도 밝혔기 때문. 이에 장 차관은 “제가 한 말을 등록금 동결·인하 기조로 대체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사교육 대책도 번복해 실망을 안겼다. 교육부는 역대 최대로 늘어난 사교육비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최종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번복했다가 1시간 만에 대책을 준비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입장을 다시 바꿨다. 앞서 교육부는 사교육 전담팀을 10년 만에 부활시키기도 했다. 발표 시점도 ‘상반기 중’에서 ‘연내’로 미뤘다.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은 무기한 연기됐다. 애초 교전원은 지난 4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었으나 교·사대생들의 반발로 사실상 좌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 부총리는 “교육개혁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리더, 전문가뿐만 아니라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과 함께 교육개혁 이야기를 나누는 ‘필통톡 동영상’ 등으로 틈틈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