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게임 코인 마브렉스 등장에 ‘P2E-정치권 로비설’ 의혹 가중
“‘잡코인’ 취급 받으며 진정성 왜곡돼…진상 밝혀질 때까지 지켜봐야”
위메이드의 위믹스에 이어 넷마블의 마브렉스(MBX)까지 ‘김남국 코인’으로 지목되며 15% 넘게 폭락했다. 특히 두 게임사는 최근 글로벌 웹3 게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라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실제 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당분간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넷마블이 발행한 마브렉스(MBX) 코인을 국내 원화거래소 빗썸에 상장되기 일주일 전부터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통해 매집했고, 상장 이후 판매했다. 이 때문에 위믹스와 마찬가지로 사전정보를 취득해 코인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해당 거래로 김 의원이 수익을 냈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향후 수사나 자발적 공개 등을 통해 구체적인 거래 내역 등을 살펴봐야만 손익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른바 ‘김남국 코인’으로 묶이며 위믹스와 마브렉스는 이날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각각 약 17%, 16%씩 폭락하며 게임 코인으로 분류된 상위 50개 코인 중에 하락률 1, 2위를 기록했다.
위메이드, 넷마블 두 게임사는 최근 신작을 내며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당혹스러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작 나이트크로우가 앱마켓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연내 블록체인이 적용된 글로벌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고, 넷마블 역시 ‘모두의마블2:메타월드’를 글로벌에 출시해 캐주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개척 중인 상황이다.
넷마블 측은 “어떤 개인의 투자 및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편의를 주는 행위는 일체 없었다”며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MBX 토큰 가격은 철저히 시장 경제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토큰 유통량 정보 또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시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게임 코인인 마브렉스가 김 의원 논란에 추가되며 한국게임학회가 주장한 ‘P2E-정치권 로비설’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실제로 정치권 내에서도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P2E 입법 로비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대선) 당시 게임 공약을 검토할 때도 출처 모를 수많은 P2E 합법화 제안을 많이 받았다”면서 “‘사행성 게임에서 P2E만 제외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러한 배경에 코인과 카지노를 연동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면서 “이는 미래산업을 가장한 도박 합법화였기 때문에 전부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명서를 냈을 때, ‘내가 틀렸으면’이라는 생각으로 냈다”면서도 “김 의원의 위믹스 보유가 밝혀졌고, 게임 업계가 자정하고 ‘앞으로 안하겠다’고 정리되면 좋은데, 결국 마브렉스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에 지금 게임업계에서 문제 되는 건 P2E 사업을 하는 업체”라면서 “자업자득”이라고 허탈함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가상자산 환금성이라는 우려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론 웹3 패러다임 전환과 이용자의 소유권 보장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서 “이번 논란으로 지나치게 한쪽 면만 부각되면서 ‘잡코인’이라는 워딩을 듣는 등 진정성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정말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차라리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조금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