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승용 6.8% 비싸졌으나 국내는 1.7% 그쳐
양사 승용·RV 모두 비슷한 상황에 수출 비중 빠르게 높여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 및 브랜드 이미지 개선 영향”
현대자동차·기아가 수출하는 차량의 평균판매단가(ASP)가 국내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판매가격이 해외에서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만큼 양사는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리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16일 현대차·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차량 ASP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현대차의 해외 승용 모델 ASP는 2022년 5044만 원에서 올해 1분기 5389만 원으로 6.8% 상승했다. 이 기간 해외 레저용차(RV)의 ASP는 6278만 원에서 6621만 원으로 5.4% 늘어났다.
반면 내수 시장의 ASP 상승률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다. 같은 기간 국내 승용 모델 ASP는 5031만 원에서 5117만 원으로, RV 모델 ASP는 4640만 원에서 4674만 원으로 각각 1.7%,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기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기아의 국내 승용 모델 ASP는 지난해 3434만 원에서 올해 1분기 3451만 원으로 0.4% 상승했으며 RV 모델 ASP는 4355만 원에서 4394만 원으로 0.8% 높아졌다.
이와 달리 해외 승용 모델 ASP는 3337만 원에서 3557만 원으로 6.3% 올랐다. 또한 셀토스, 스포티지, EV6 등 기아 주력 차종이 속한 RV 모델의 해외 ASP는 5090만 원에서 5405만 원으로 6.1% 상승했다. 현대차·기아 모두 해외에서 판매 단가 상승률이 국내를 압도했으며, 승용 모델보다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분류되는 RV 모델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양사가 해외에서 더 높은 ASP 상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호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약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스포티지도 미국 시장에서 저가 트림 선택 비중이 2021년 80%에서 올 1분기 7%로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상위 트림 선택 비중이 높아졌다.
이처럼 해외에서 ‘더 비싼 차’가 잘 팔리는 흐름이 최근 3년 동안 이어지면서 양사는 빠르게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매출액 기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3.2%에서 올해 1분기 61.0%까지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승용 모델의 수출 비중은 41.7% 수준이었으나 올 1분기 54.7%를 해외 시장에 판매했다. 이 기간 RV 모델의 수출 비중 역시 61.8%에서 67.0%로 높아졌다.
기아의 매출액 기준 수출 비중 역시 2021년 57.1%에서 올 1분기 67.5%로 높아졌다. 승용 모델의 수출 비중은 41.2%에서 50.7%로, RV 모델의 수출 비중은 62.7%에서 71.4%로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호조, 레저용차·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ASP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위 말하는 ‘가성비 브랜드’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한 점도 해외 ASP 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