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째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한 이웃의 집을 고쳐주며 온정을 전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DL이앤씨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 2동. 한 낡은 주택 주변으로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날씨였지만 봉사자들은 더위도 잊은 채 인테리어 자재와 폐기물을 쉴 새 없이 날랐다. 무거운 자재와 집 안에 쌓여 있던 짐들은 힘을 합쳐 금세 옮겨졌다.
서울 최고 기온 섭씨 3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이 날 DL이앤씨는 창신동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정을 찾아 ‘희망의 집 고치기 행복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봉사에는 DL이앤씨와 DL건설 임직원 30여 명과 해비타트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도 조끼와 장갑을 받아 봉사에 참여했다. 커터기로 몰딩을 자르는 작업이 한창인 집 내부로 들어가자 나무 톱밥 가루와 먼지로 눈이 금방 따가워졌다. 작업이 끝나고 도배를 거들었지만 서툰 솜씨 탓에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반면 바로 옆 봉사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 도배 작업을 능숙하게 해냈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벽지를 천장에 붙일 수 있었다.
바깥에서는 올해 3월에 입사해 이제 갓 2개월 차에 접어든 신입사원 권자영(27)씨가 도배지에 풀을 바르느라 바빠 보였다. 권씨는 “같은 팀 동료 2명과 함께 왔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분들을 돕는 취지에 공감해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이 처음 참여하는 봉사이지만 보람을 느껴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봉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배사연 차장(39)은 “회사에서 진행하는 다른 봉사에도 자주 참여했었다”며 “단순한 기부와 달리 집 고치기 행사는 직접 현장을 보고 땀 흘려 도울 수 있는 봉사라 더 와 닿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 집에 혼자 살고 있던 할아버지는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됐다. 이번 봉사로 낡은 집이 새집처럼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단열이 되지 않는 탓에 겨울철만 되면 냉기로 추위에 떨고, 여름이면 찬 공기가 금방 빠져나가 더위를 견뎌야 했다. 바닥이 푹푹 꺼지는 등 열악한 집에서 살고 있었지만 여의치 않은 경제 사정에 집을 고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DL이앤씨는 친환경 소재로 도배와 장판을 시공하고 LED 등기구와 창호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했다. 출입문 교체와 함께 화장실을 수리하고, 가구 등 필수 물품도 지원했다.
집 고치기 봉사는 DL이앤씨가 건설업의 전문성을 활용해 소외 계층의 주거 시설을 개선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올해로 19년 차를 맞았다. DL이앤씨는 2005년부터 이 활동을 이어 왔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만 기부 봉사로 전환했다. 올해 재개된 이번 봉사를 통해 DL이앤씨와 해비타트, 종로구가 힘을 합쳐 저소득층 3가구를 선정하고 주거환경 개선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집 고치기 활동과 헌혈 캠페인, 연탄배달 봉사 등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밀착형 나눔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