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호남 민심 ‘굳히기’

입력 2023-05-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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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정신' 경의에 더해 AI산업 발전 약속도 재차 내놔
우천에도 우의 없이 '오월어머니회'와 함께 기념식 참석
민주묘지서 유가족 위로하고 보훈처장에 쉼터 확장 지시
'김재원 논란' 딛고 호남 지지율↑…작년엔 지지율 최고기록
與 90명·장관 14명 대동해 디테일 챙기며 공들여 '굳히기'
"한 달 전부터 공들인 일정…G7 등 성과 이어서 평가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지난해에 이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용산 대통령실에선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던 취임 후 첫 참석에 이어 이번 참석으로 호남 민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해 참배했다. 기념사에선 ‘오월 정신’의 완성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과 함께 광주·호남의 경제발전으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와 창의, 그리고 혁신을 통해 광주·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며 “저는 광주와 호남의 혁신 정신이 AI(인공지능)와 첨단과학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내도록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AI 산업융합 K-밸리를 조성 중이다. 2020년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첨단 3지구 AI집적단지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국가 AI 혁신거점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광주에서 열린 디지털 전략회의에서 “광주는 일찌감치 AI 대표도시로서 도약할 준비를 마친 곳으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오월 정신에 대한 경의를 표한 데 이어 AI 산업 발전이라는 실질적인 지원 약속을 내놔 호남 민심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테일’을 챙기는 행보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했다. 우천으로 회원들이 우의를 입은 가운데서도 윤 대통령은 행사 내내 우의를 입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오월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계신다.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마친 뒤에는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주먹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시한 여야 인사들도 모두 손을 잡고 흔들거나 주먹을 흔들며 제창했다. 주먹을 흔든 이들은 이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으면서 “가족들이 묻혀있는 묘지를 찾아 온 유가족들이 도시락도 드시고 쉬실 수 있도록 (묘역 입구의) 민주관 쉼터를 확장해 공간을 확보해 드리도록 하라”고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 지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민주묘지에선 전영진·김재영·정윤식 씨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전 씨의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자식이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가슴에 사무치는데, 학생이 국가권력에 의해 돌아오지 못하게 돼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나”라고 위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시신을 찾지 못했거나 다른 묘역에 묻힌 고인들의 영정을 모신 유영봉안소도 찾아 명복을 빌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유영봉안소를 참배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이는 호남 지지율이 상승세인 만큼 ‘굳히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남 지지율은 5·18 관련 논란을 극복하면서 오름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헌법 전문에 5·18을 싣는 걸 반대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지만 즉각 김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내렸다. 그 결과 1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8~12일 25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2%포인트 오른 36.8%로,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에서 무려 9.9%포인트로 가장 크게 올랐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5·18기념식에 참석했을 즈음에는 리얼미터 여론조사(2022년 5월 23~27일 251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4.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남 민심을 확실히 잡기 위해 윤 대통령이 디테일까지 챙기며 공을 들인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90여명의 국회의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 14명을 대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한 달 전부터 공을 들인 일정”이라며 “17일 캐나다 정상회담과 19~21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따른 성과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 평가를 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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