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 아세안 수출 19% 감소...미국에 2위 수출국 지위 내줘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위축을 보완할 핵심 교역 대상지로 꼽히는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이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및 신규 투자 프로젝트 진행 등으로 대 아세안 수출이 재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수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의 대 아세안 교역·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4분기부터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수출액이 264억 달러로 전년보다 약 19% 줄었다. 이로 인해 아세안이 우리나라 2대 수출대상국의 지위를 미국에 내주기도 했다.
보고서는 "대 아세안 수출 감소는 아세안 국가 중 최대 교역대상국인 베트남과의 생산 네트워크 부진에서 비롯된 경향이 크다"면서 "특히 최근 글로벌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베트남의 최대 수출품목인 휴대전화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집적회로, 평판디스플레이 등 주요 중간재 수출이 큰 폭 줄어든 것이 주원인"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주요 수출품목인 전자집적회로 및 평판디스플레이의 대 베트남 수출은 각각 전년대비 27.8%, 31.9% 감소했다. 이를 포함한 대 베트남 전체 수출 감소액은 42억 달러다. 대 아세안 수출 감소액의 약 68%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1대 교역대상국인 대 중국 무역수지가 대폭 감소한 반면 2위 교역대상지인 대 아세안 교역 및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아세안이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대안 지역으로 부각됐었다.
하지만 올 들어 대 아세안 수출 감소가 가시화되고, 이 지역에 대한 무역 흑자액(올해 1분기 53억 달러)도 전년대비 50% 넘게 감소하면서 대 아세안 수출 및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 아세안 생산 네트워크 활성화로 인한 수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아세안을 3대 주력시장(미국·중국·아세안)으로 선정하고 대 아세안 수출확대 전략으로 △시장 다각화 및 핵심광물 협력 △소비재·서비스·인프라 등 전방위 수출 확대 △지재권 보호 △규제 완화 △현지 지원 등 시장 리스크 최소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2월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는 주력산업(신성장 제조, 주력제조), 12대 분야, 범부처 협업 등을 중심으로 한 ‘2023년 범정부 수출 확대전략’을 채택했다. 1차 전략회의에서 제시된 기본 방향과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분야별 실행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보고서는 "수출전략회의에서 채택된 수출전략 기본방향(1차 회의) 및 분야별 계획(4차 회의)에 이어서 아세안 지역별 맞춤형 수출·투자 정책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를 위해 아세안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산·관·학 형태의 수출·투자 정책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현업의 의견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회의 혹은 대화체 운영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