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급등했지만
중국 경제 지표 기대 밑돌자 반락
전기차, 태양광 활용 기대감에 장기 전망은 양호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톤당 8272달러(약 1099만 원)에 마감했다. 5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근 한 달간 하락 폭은 6.9%에 달했다.
구리 가격은 연초 세계 최대 상품 소비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강세였다. 1월엔 20년 만의 최고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리오프닝 성적이 시원찮으면서 구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1%를 기록해 2021년 초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이 외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던 공급 차질 문제가 해결된 점과 경기침체 우려,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부담 등이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낮춘 주요인으로 꼽힌다.
구리 가격은 추가 하락할 위험도 있다. TD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구리에 대한 쇼트포지션은 허용 최대치의 24%까지 도달했다. 현재 가격이 트리거를 밑돌면 추가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시장은 장기적으로 구리에 베팅하고 있다. 구리가 전기자동차와 풍력 발전, 태양광 패널 등에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경제활동이 회복됨에 따라 구리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넘어 톤당 1만1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은행은 “2025년까지 1만5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