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민식 보훈장관 인사청문회…野, 총선 출마·전관예우 집중 질타

입력 2023-05-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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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정치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렸다. 야당은 박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와 국회의원·변호사 겸직 의혹, 총선 출마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국가보훈처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질과 도덕성 등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보훈처는 2월 국가보훈처를 부로 승격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월 5일부터 부로 승격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 승격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앞서 9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을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전관예우와 관련한 야당의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006년 검사를 사직한 후보자가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어서 국회의원 출마까지 1년 4개월의 짧은 기간에 50억 원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수임하고 관련 소득세 7억4000만 원을 납부했다"며 "엄청난 전관예우로 돈을 쓸어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2008년에 국회의원 당선되고 나서 (재산) 신고내역을 보니까 25억8000만 원이다. (검사 사직하고) 만 1년도 안 됐는데 이렇게 재산이 늘었다"면서 "서울중앙지검 바로 옆에 서초동에 개업하셨는데 국민들이 보시기엔 전형적인 '전관예우'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같은 지적에 박 후보자는 "이런 부분들은 국민 눈높이에서, 여러 가지로 의원님 지적이 저는 맞다고 본다. 그런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회의원·변호사 겸직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박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자는 법사위원 시절 법무법인 하늘 변호사로 조직폭력배 폭력 사건 등 16건의 사건을 수임해 판결문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는 국회법과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은 "휴업 변호사의 경우 명단에서 제외해야 했는데, 법무법인 직원의 착오로 박 후보자의 이름이 변론요지서 등 소송 서류에 함께 기재된 것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국회법과 변호사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잘못된 특혜를 계속 누리겠다는 태도로 보인다"며 "단순 행정착오가 아니라 전관예우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후보자의 욕심과 부도덕한 공인 의식이 빚어낸 지능적이고 의도적인 탈법·편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16~17년 전인데 그 당시에 국회의원의 변호사 겸직 규정은 지금과는 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8년 9월 1일 자로 법사위에 변호사 휴직 신청을 확실하게 했다"고 답변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을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총선에 출마하려면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니까 고작 6개월간 초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 보훈처가 보훈부로 막 승격이 되는 마당에서 제 부족한 것을 100%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이라며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박 후보자는 불출마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보훈처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에 대해서도 질의가 나왔다. 윤 의원은 "보훈처장이 된 이후 진영과 정의 한복판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들을 엄청나게 해 오신 것 같다. 대표적으로 이승만 기념관 관련 논란인데 건립이 추진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입지나 추진 여부, 누가 주체가 되는지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도 "제 개인적 소신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승만 대통령과 백선엽 장군, 김원봉 애국지사 등이 국가보훈부의 예우 대상이냐는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 질의에는 "이승만 대통령은 1등 건국공로훈장(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상태고,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때 대한민국을 지키고 구한 장군이기에 당연히 받아야 한다"면서도 "김원봉 (지사는) 여러 가지 활동을 했습니다만 북한 정권과 너무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를 엄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고액소득자가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탈세를 하는 경우는 봤지만, 성실하게 납세 의무를 다한 후보자에게 뭐라 할 수 없다"며 "보훈처장에 임명된 지 1년 됐는데, 역대 보훈처장을 보면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나 여러 가지 본질에 있어서 논란이 있었는데 조용하게 임팩트 있게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25기로 약 10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다.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18·19대 국회의원(부산 북·강서구)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에는 첫 국가보훈처장으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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