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급 위성 발사 및 체계종합기업 참여 등 새로운 도전 나선 누리호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4일 실용급 위성 발사체로서 첫 데뷔전을 치른다. 누리호는 23일 발사 준비를 마치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
이번 3차 발사는 누리호에 탑재된 실제 위성이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누리호가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맡게 된다. 여기에 민간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 발사에 참여하면서 민간 기업의 우주개발시대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로 이송한 후 누리호에 전원과 연료, 산화제를 충전하기 위한 연결 작업을 완료했다고 이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우주센터 내 조립동을 나와 무인 특수이동 차량인 트랜스포터에 실린 채로 발사대까지 1.8km를 천천히 이동했다. 누리호가 제2발사대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54분으로 이동에는 약 1시간 34분이 소요됐다. 누리호 동체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은 기립장치 이렉터의 도움을 받아 11시33분 완료했다.
오후에는 발사체에 추진제와 연료를 공급하는 ‘탯줄’역할을 하는 엄빌리칼 타워와 연결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준비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던 전기 점검을 비롯한 기밀점검도 이번엔 무사히 통과했다.
누리호 1,2차 발사가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면 3차 발사부터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3차 발사부터는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체가 제작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하고 지난해 10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에 참여해 공동 운용 역할을 수행했다.
3차 발사에서 가장 고난이도로 꼽히는 것은 8기의 위성을 충돌하지 않고 20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분리하는 작업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지난 4일 누리호 발사 사전 설명회에서 “실제 임무를 가진 위성을 분리하는 작업은 처음”이라면서 “누리호 1·2차 발사가 발사체 검증의 목적이기 때문에 준비가 더 필요하면 발사시간을 늦추는게 가능했지만 3차에서는 실용 위성을 싣기 때문에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누리호의 총 비행시간은 18분 58초다.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될 경우 1단, 페어링, 2단을 분리하고 발사 후 738초(13분3초)에 목표고도인 550km에 도달한다. 이 때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을 분리하고 20초 단위로 실용위성 7기를 분리한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는 시점은 발사 후 923(15분23초)초이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당일인 24일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 준비 상황, 기상 상황, 발사 윈도우,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리호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으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 발사된다.
변수는 ‘바람’이다. 비는 발사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강풍이 불 경우 발사체의 진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3차 발사는 실용 위성들의 궤도 안착과 향후 가동 일정 등을 고려해 발사 시간을 결정한 만큼 당일 변수가 발생할 경우 발사 날짜가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의 참여도 눈에 띄는대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진들은 3차 발사 준비 및 운영에 참여하면서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후속 발사를 민간주도로 진행하기 위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앞으로 예정된 4차, 5차, 6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첫 단추를 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