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현대차가 ‘쿨’해진 이유 집중 조명...글로벌 전기차 경쟁 선두주자 우뚝

입력 2023-05-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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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 4월 뉴욕 오토쇼서 ‘올해의 자동차’ 선정
“신속한 의사 결정과 변화가 현대차의 무기”
적극적 해외 인재 채용도 변화 핵심

▲2022년 12월 7일 서울 강남구 현대자동차 강남대로지점에 아이오닉6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고공비행 중이다.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다는 과거의 오명을 벗고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EV) 경쟁의 선두 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의 급부상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언더독(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이었던 현대차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 만큼 성장한 과정에 주목했다.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는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4월에 열린 뉴욕 오토쇼에서는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다. 지난해 현대차는 685만 대의 차량을 판매해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제조기업이 됐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기아, 중국, 테슬라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지난해 전기차 시장 관련 트윗에서 “현대차는 꽤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각인되고 품질 문제가 자주 발생해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좋지 않았다.

현대차는 1996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초대 회장 취임을 계기로 품질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제조 공정도 전면 개편했다.

그 과정에서 수직적인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어느 기업보다 의사 결정 및 변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 프랭크 아렌스 전 현대차 홍보 담당 임원은 WSJ에 “현대차는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군대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면서 회장의 지시를 칙령에 비유하기도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신속한 의사 결정 과정을 설명하며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 GV80은 콘셉트카였지만 시장 반응이 좋아 한국 경영진이 그날 밤 생산을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인재 채용도 변화의 핵심이었다. 그는 폭스바겐의 뉴비틀을 디자인한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현대차 최초로 외국인 출신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주요 경영진에 해외 출신 임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WSJ는 현대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딜러 매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비한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였다는 것도 주목했다. 현대차가 반도체를 비축해 뒀기 때문에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브라이언 전 현대차 부사장은 “다른 업체들이 배터리가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주저하는 동안 정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며 “테슬라가 모델3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현대차도 더 빠르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 경영진은 전기차 시장이 ‘점프볼(성장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전기차 판매업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 전기차 분야 1, 2, 3위는 미국 테슬라, 독일 폭스바겐, 중국 비야디(BY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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