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군별 조직, 서비스 위주 조직개편…전직원 재택근무 전환도 추진
가상자산 공시 및 평가 서비스를 중단한 쟁글의 운영사 크로스앵글이 조직 개편과 전직원 재택 전환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온체인데이터 등 관련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인데, 전직 코인원 임직원들의 상장 리베이트 논란 속에 쟁글이 계속 되는 적자를 딛고 피봇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크로스앵글은 22일 평가 및 공시 서비스 중단을 발표한 데 이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24일 쟁글은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쟁글은 향후 △벨리데이터 △라이브워치(코인 유통량 공시) △익스플로러 △데이터피드 △애널리틱스 등 온체인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전개한다.
이를 위해 기존에 직군별로 나뉘어있던 조직 역시 서비스 위주로 개편했다. 연차나 경력을 배제하고, 고과 역시 서비스와 개인 성과만을 평가한다. 근무 형태도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이현우 쟁글 공동대표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이슈와 무관하게 웹3 회사로 전환 위한 것”이라며 “개개인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주되, 결과물로 말하는 조직 문화로 가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쟁글은 가상자산 상장 비리 혐의로 구속돼 이날 첫 재판을 받는 코인원 전 임직원들의 뒷돈 혐의 수사에 언급됐다. 지난달 11일 검찰은 코인원 상장 비리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쟁글이 평가 대상 코인 프로젝트 재단 소개비 명목으로 제공한 리베이트의 일부가 코인원 전직 임직원에게도 흘러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쟁글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잠재 평가 대상 재단 소개에 대한 대가 지급은 평가 비용의 약 10% 수준으로 영업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했다”면서 “뒷돈을 주거나 받는 행위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평가 및 공시 서비스가 세력에 의해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명확한 규제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쟁글이 국내에서 가상자산 평가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서비스 중단 이후에도 여전히 업계에서는 쟁글을 ‘가상자산 평가ㆍ공시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온체인데이터 관련 서비스에 집중한다고 밝혔지만, 수익성은 물음표”라면서 “내부에서도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25일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크로스앵글 한국법인은 2018년 창사 이후 5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 적자 36억9445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배 넘게 증가했다. 자본총계 역시 지난해 기준 -35억1320만 원으로 한국법인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다.
이에 대해 쟁글 측은 지난해 1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현지 한국법인을 100% 소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모 회사가 자본금 2722만 4405 달러(약 266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지 회계법인을 통해 밝혔다. 다만 싱가포르 법인의 자본총계는 “민감한 부분”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현우 공동대표는 “재무적으로 위기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내년에 국내 법인 감사 대상이 되는데, 국내 재무제표만 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아예 연결 재무제표를 아예 다 공개할 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