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에 ‘진심 부자'인 한 부자(父子)가 있다.
24일 박주완(11) 어린이는 아빠와 함께 누리호 3차 발사를 보러 전라남도 낭도방파제를 찾았다. 전날에는 고흥으로 갔지만 날씨가 흐린 탓에 잘 안 보이자 ‘명당’을 찾아 이곳까지 왔다. 한 달 전에는 사전 답사도 왔다.
박주완 어린이는 “2차 발사를 직접 못봤더니 너무 아쉬워서 3차는 꼭 직접 보고 싶었다”며 “나로우주센터를 갔다 왔더니 3차 발사가 더 기대돼서 망원경도 챙겨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3차 발사 취소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삼았다. 어제보다 훨씬 좋아진 날씨 덕분이다.
박주완 군의 아버지는 “어제 발사가 취소돼서 속상했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평범한 장비라 성능이 좋지는 않은 터라 어제 꾸물꾸물한 날씨가 걱정됐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이 장비로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부자는 누리호가 3차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내리라 굳게 믿는다. 그는 “어제, 오늘, 내일 이렇게 3일 시간을 비워뒀다”며 “꼭 발사를 성공할 거라 믿고,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심정으로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염원하고 있었다.
강아지와 함께 서울에서 달려온 이혜지(35)씨는 “어제도 발사를 보러 왔고, 오늘 또 보러 왔다”며 “오늘 성공한다면 너무나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온 50대 문씨는 가족들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누리호 3차 발사를 보러 왔다. 이 가족은 혹시 발사가 취소될 경우를 대비해 오늘 일정도 비워뒀다. 문씨는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이렇게나 발전했다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전날 발사 취소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다시 발사 성공을 기다리고 있다.
문씨는 “어제 솔직히 아쉬웠던 건 사실이지만 ‘실패’가 아닌 ‘취소’라 다행”이라면서 “오늘은 성공했으면 좋겠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다시 연기하더라도, 보완해서 꼭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누리호는 우주를 향한 재도전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날 누리호 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 상황에 대한 조치를 완료하고, 이날 18시 24분 누리호 3차 발사를 목표로 발사 운용 절차를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