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제약 제외 셀트리온ㆍ헬스케어, 2.5대 1 합병비율 관측 전망도
회사 측 “구체적 안 나온 것 없어…하반기 계획 알릴 수 있을 듯”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복귀를 선언하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3사 합병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조건으로 꼽았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등 연초보다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서 셀트리온그룹의 합병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하반기를 앞두고 내부에서 합병 세부계확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부에서 (합병) 검토를 계속하며 준비중인 단계”라며 “하반기가 되어야 시장에 구체적인 계획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9월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논란으로 합병절차가 무기한 중단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 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을 두고 고의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합병절차가 재개됐다.
서 회장은 3월 주총 당시 “금융감독원에 7월 마지막 리포트를 제출하면 행정적 절차(금감원의 감리)가 끝난다”며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기 때문에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금융시장 안정을 지켜보며, 연내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그중 하나가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5대 1의 비율로 합병을 검토중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온다. 3사를 묶기에는 시간, 절차상 여러 어려움이 있어 2개 회사를 먼저 합칠 것이라는 추측이다.
서 회장의 혼외자 문제도 셀트리온 합병 추진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서 회장 일가의 상속 이슈가 셀트리온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합병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합병비율은 회사가 임의로 정할 수 없다”며 “합병은 구체적 안이 나왔다기보다는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나중에 결정이 되고 나면 공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의 관건은 소액주주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각 계열사 주총에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비율은 셀트리온 67.4%, 셀트리온헬스케어 56%, 셀트리온제약 46%에 달한다.
일부 소액주주는 셀트리온 3사 사이에 거래가 많은 만큼 합병 이후 실적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적 거품이 걷히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 합병을 가결시켜야 하는 셀트리온그룹 입장에선 주식매수청구권을 다 받아주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돼 이를 받아줄 펀드가 필요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 금액과 이에 대비한 자금 조달이 (합병의) 성공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발표 시점으로부터 실 합병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에 필요한 비용은 펀드를 통해 조달해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