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조달 기업은 감소세…2021년 18.5%→2022년 25.4%
기업 재무상황, 회사채 조달 어려움에 악화
자본연 “기업 자금 조달구조 개선해야”
자본시장연구원이 금리 상승과 한전채 발행 급증 등으로 채권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시중 실세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은 2021년 상반기 1.69%에서 지난해 하반기 5.07%로 급격히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신용등급별로 보면 최근 모든 등급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021년 상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레고랜드 사태, 미국과 유럽의 은행 불안, 신용채권에 대한 수급 변화가 회사채 발행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AAA등급 회사채 발행수익률의 경우 한전채 발행 확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전채 공급 확대로 신용도 높은 신용채권의 공급이 증가해 AAA등급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장기업 중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18.5%로 2021년 25.4%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속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회사채를 통한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2021년 36.4%에서 지난해 31.2%로 대폭 줄어들었고, 코스닥시장도 19.5%에서 18.5%로 감소했다”고 했다.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이 줄어든 이유로는 회사채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올라가고, 한전채 발행 확대 및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회사채를 대신해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같은 단기조달증권 발행 또는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조달 방식을 바꿨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회사채 조달이 어려워 지면서 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됐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기업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상장기업 중 재무상황이 악화한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상장기업 중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이 25.6%,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은 37.6%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기 전까지 기준금리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기업의 자금 조달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자금조달시장의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금융 안정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기업 부문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한 조달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리 및 자금조달시장의 변화를 점검하고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달정책의 변경을 포함한 자금조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