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기업 1분기 실적 발표서 AI 1597회 언급
세계 GDP 7% 끌어올려…3억 개 일자리 위협
지난해 11월 챗GPT의 충격적인 등장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아이폰과 웹 검색 기능 이상으로 인간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챗GPT는 30일 자로 출시 반년을 맞이한 가운데, 이미 인류 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전례 없는 속도로 사회를 바꾼 챗GPT의 영향력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숫자로 되짚어봤다.
‘챗GPT 열풍’은 전대미문의 수치로 남았다. 등장 5일 만에 100만 명의 이용자가 몰렸고, 두 달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억 명을 돌파했다. 최근 20년간 인터넷 공간에서 이처럼 빠른 성장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실제로 MAU 1억 명 돌파에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이 9개월, 미국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이 28개월 걸렸다.
이러한 인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벌 트래픽 집계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챗GPT의 웹사이트 방문자는 4월 기준 9억 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10명 중 1명 이상이 사이트를 방문한 셈이다. 출시 직후인 지난해 12월 대비 6배로 불어났다. 이달부터 미국과 각지에서 모바일 챗GTP 앱이 출시됨에 따라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챗GPT는 인기만큼이나 각 산업과 경제계에 큰 충격파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챗GPT 등장을 계기로 AI 경쟁을 본격화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 기업이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AI를 총 1597회 언급했으며 이는 역대 최다 수치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영자들에게 AI 활용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발전은 세계 경제에 명과 암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높여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7%, 금액상으로는 약 7조 달러(약 9250조 원)가량 끌어올리지만 반대급부로 약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 세계 일자리의 약 18%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화이트칼라를 중심으로 25%의 직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챗GPT의 등장이 훗날 인간에게 편의를 가져다주는 새로운 ‘기술 혁명’이 될지, 일각의 우려대로 ‘인류의 재앙’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챗GPT가 인류 문명의 거대한 전환점이 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