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자금세탁 의심 답변에 金 “터무니없는 이야기”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잠행에 나선 지 17일 만인 31일 국회에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윤리특위에서 결정한 절차에 따라서 성실하게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5분경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14일 의원회관에 출근한 이후 한동안 잠행에 나선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사이 25일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야 합의로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공개하는 국회법·공직자윤리법이 통과됐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착수했다.
김 의원은 6시간 여 동안 사무실에 있다가 가방을 메고 나와 의원회관을 떠났다. 그는 국회를 떠나는 길 ‘무슨 일로 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내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인가’라는 물음엔 “윤리특위에서 결정한 절차에 따라서 성실하게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진사퇴 여부’를 묻는 말에는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업비트에서 수상한 거래 흔적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는 지적에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업비트에 다시 사실관계를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성원 의원은 이날 이석우 코인거래소 업비트 대표를 면담한 뒤 “업비트 측에서는 김 의원의 클레이스왑(코인 예치 및 교환 서비스)을 통한 거래가 전문가적 입장에서 봤을 때 자금 세탁이 매우 의심된다고, 비정상적 거래로 보인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정면돌파를 하기로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김 의원의 징계 수위를 두고도 당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윤리위원회는 온정주의에 의한 봐주기도 안 되지만 자꾸 마녀사냥식의 인민재판도 경계해야 한다”며 “의원 국회 출입 정지 30일 정도 선에서 윤리위 모든 의원들이 합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직 제명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일각에서 이야기되는 제명이나 이런 것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는 수순들을 돌파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의견들도 당내에 상당히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위철환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근본적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문제 된다고 본다”며 김 의원의 의원직 제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