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2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 개최…김희주 작가·최별 PD 지방정착 경험담 공유
“일해온 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년으로서 서울이 아닌 곳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9년 서울을 떠나 강원 양양군에 정착한 김희주 작가가 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대중문화 기자와 광고·홍보 기획자, 프리랜서 에디터로 10년 넘게 일했던 김 작가가 양양으로 이주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2016년 논문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동해안으로 여행을 떠났고, 우연히 들른 양양의 견본주택에서 충동적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계약했다. 2년 뒤 남편이 먼저 이주하고, 김 작가도 뒤를 따랐다.
양양군에서 남편은 목수로 전직했고, 김 작가는 가구공방을 운영하며 마케팅 프리랜서를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공방을 닫아야 했다. 이후 김 작가 부부는 새 길을 찾았다. 김 작가는 양양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으로, 남편은 국토관리청 공무직으로 재취업했다. 그는 서울이 아닌 곳에서 지식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 늘 고민하고, 또 적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청년들이 살기 좋은 지방으로, 다시 열어보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제2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을 개최했다. 행사는 김 작가와 최별 MBC PD의 지역 정착 경험담 발표, 전남 영광군과 경북 의성군의 청년 정착지원 정책 사례 발표, ‘청년 지방 유입 방안’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 순으로 진행됐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여러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저출산·고령화와 지방인구 감소 등 인구 문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며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주거 등 생활비가 오르고 취업 경쟁이 치열해져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무엇보다 지방인구 감소의 근본적 원인은 청년 유출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청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 PC는 전북 김제시에서 ‘쉬고 싶어서’ 4500만 원짜리 폐가를 샀다가 김제 시민이 됐다. 서울과 김제를 오가며 생활하는 와중에 김제에서 빵집과 문방구, 책방 등을 운영하며 ‘시골살이’에 적응했다. 그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도 제작했다. 그가 만드는 콘텐츠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공간이다. 또 자신의 경험과 콘텐츠를 다른 청년들과 공유하며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 PD는 김제에서 지내며 깨달은 건 “살아보니 괜찮더라”는 것이다.
영광군과 의성군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특히 결혼·주거지원에 재정을 아끼지 않는다. 영광군은 결혼장려지원금, 난임시술 본인부담금 추가지원, 신생아 양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고, 향후 주거지원을 확대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할 계획이다. 의성군은 청년 주거단지와 출산통합지원센터를 조성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가 설치했다.
토크콘서트에는 발표자 2명과 고우림 서울대 교수, 김윤희·안혜원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원, 이보욱 익산청년시장, 박기언 2030 자문단 활동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청년 지방 유입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교통인프라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꼽았다. 이보욱 청년시장은 “교통 인프라를 통해 지자체가 가지고 있지 못한 대형 쇼핑몰, 미술관, 전시관 등 문화·관광과 관련 인프라를 함께 영위할 수 있다면 청년의 지방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