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3위…챗GPT 붐에 시총 1조 달러 터치도
생성형 AI 시장, 5년 새 13배 성장 전망
‘AI 규제론’ 불안 요인…“급성장한 만큼 하락 가파를 수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6일 글로벌 주요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4월 말부터 이달 5일까지 약 한 달간의 등락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생성형 AI를 중심축으로 이들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일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어드밴테스트로 한 달간 상승률이 무려 74%에 달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조사하는 검사 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AI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검사 장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졌다. 전날 주가가 한때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2위는 66% 상승률을 기록한 일본 소시오넥스트로 시스템온칩(SoC) 기반 솔루션 설계·개발·공급사업을 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데이터센터,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확대와 함께 AI 분야에서도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가 41%로 3위에 랭크됐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개발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출시한 대규모 언어모델 GPT-4에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약 1만 개가 사용됐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00조 원) 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GPU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AMD도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도 주가가 큰 폭 올랐다.
대만의 TSMC와 한국 삼성전자 주가도 각각 11%, 9% 올랐지만, 이는 일본증시 벤치마크인 닛케이225지수 상승 폭 12%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미국 인텔과 퀄컴은 각각 4%, 3% 하락하면서 패자가 됐다. 인텔은 GPU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악재로 작용했고 퀄컴은 스마트폰용 칩 수요가 둔화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AI 전용 제품 진척도에 따라 주식을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노 마사히코 도카이도쿄조사센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 확대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종목에 더 많은 투자자금이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성형 AI 시장은 앞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추산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7년 121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배 이상 크다. 금융, 헬스케어, 소비 등 다방면에 걸친 영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국에서 대두되는 ‘AI 규제론’은 관련 산업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한때 붐을 일으켰다가 금세 시들해진 메타버스처럼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닛케이는 “지금까지 급격하게 성장해왔기 때문에 한 번 매도 압력이 커지면 주가 하락세가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