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 발표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에 더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AI 기반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AI를 활용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수업을 하고 침체한 교실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AI 디지털교과서는 3대 교육개혁 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의 일환이다.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된다.
8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AI 디지털교과서는 2025년 초3·4학년, 중1, 고교생을 시작으로 2026년 초5·6학년, 중2와 2027년 중3을 거쳐 초중고 모든 학년으로 확대 적용된다.
기존에도 디지털 교과서가 없던 것은 아니다. 앞서 2007년부터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2017년 시범 적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정부에서도 디지털교과서를 내놨지만 플랫폼이 ‘책’에서 ‘디지털기기’로 바뀐 것 외에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익숙한 서책형 교과서를 전자문서(PDF)로 옮긴 ‘e북’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뒤따라 제기돼 왔다.
AI 디지털교과서와 기존 교과서와의 차별점은 AI 기반의 코스웨어(교과과정+소프트웨어) 적용이다. 쉽게 말해 교과서 안에 AI 기술 등을 탑재해 학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평가도 진행하게 한다는 개념이다.
가령, 학생은 AI 디지털교과서 속에서 ‘쪽지시험’도 보고 그 결과는 교사에게 공유돼 개개인의 학습결손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사는 심리, 정서적 도움을 주거나 프로젝트 수업도 가능해진다.
적용과목의 경우, 수학은 학생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듣기·말하기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정보교과에선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코딩 수업’을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실습·체험토록 할 방침이다.
교사들의 역할 변화도 중요하다.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진도와 데이터를 관리하고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까지 적용 과목 교사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 활용 연수 절반가량 마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적용 과목 교사 100% 전체가 연수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대학과 민간기관의 자원을 적극 활용, 민관협력 연수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효율적 연수를 위해 시・도교육청과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선도교사단(T.O.U.C.H)도 2025년까지 2700명 양성, 선도학교 300곳을 선정해 디지털교과서 도입 준비 등을 진행한다.
가격체계도 합리적으로 개편한다. 이에 따라 양질의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한 발행사에게는 많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 촉진을 위해 2025년 최초 도입 땐 ‘변형된 구독형’을 한시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간은 콘텐츠 개발 단가 및 기준이 제시되면 정부는 과목별 특성, 총용량 등을 고려해 콘텐츠 최대 인정수량 등 상한을 정해 소요된 개발비를 보전해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정부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면 보조금형식으로 평균 2억5000만원을 고정으로 지급해 제한됐는데 이제는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생 수만큼 지원방식을 달리해 양질의 디지털교과서를 만든다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함께 소통해 만들고 활용할 때,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인간적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