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수직증축 신 공법 등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안전성 문제로 가로막혔던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 개척에 집중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신기술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구조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는 신공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포스트텐션 하중전이 공법’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 인증을 받은 첫 사례다. 이를 사용하면 최소 1년 정도 걸리던 안전성 검토 심의 기간이 단축돼 리모델링 전체 사업 기간이 크게 줄어 사업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기술력을 고도화 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파일 기초 수직증축 방식으로는 처음으로 2차 안전성을 통과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0월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대치현대1차 아파트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5층 단지에서 지하 3층~지상 18층 138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아파트 90% 이상이 말뚝 기초 공법이 적용된 만큼 해당 기술을 적용해 리모델링 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S건설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022년 리모델링 연구 조직인 리모델링 랩(Lab)을 세워 리모델링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모델링 랩은 리모델링의 설계 단계부터 현장 여건과 기존 건물의 구조안전성·시공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사전 기술 검토를 바탕으로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공법을 개발해 구조 안전성과 주거성능 확보 문제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수직증축 안전성 문제를 해결을 위해 다양한 공법을 제안했지만 안전성 검토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좌절된 경우가 빈번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도 안전성 검토만 최소 1년 정도 걸리는 수직증축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편한 수평증축이나 별동을 짓는 형태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성남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가 수직증축을 추진했지만 2차 안전성 검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수평·별동 증축 방식으로 선회했다. 이들 단지 모두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3단지는 8월 이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4단지 역시 조만간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기술 개발로 그동안의 난제 해결해 나가면서 수직증축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수직증축 기술들은 사실 불완전한 측면이 많았다”며 “최근 건설사들이 기술 개발을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간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기술이 고도화되면 리모델링 시장도 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